▲ 최재형 선생 증손녀인 마리타(왼쪽)와 손자인 최발렌틴이 '나의 아버지 최재형' 출판기념회 참석차 방한했다.

러시아 독립운동 대부인 최재형 선생(1860~1920) 생애를 다룬 `나의 아버지 최재형`이 출간됐다. 최 선생의 딸 최올가와 아들 최발렌틴이 선생이 생전에 남긴 육필 원고를 한국어로 번역한 책으로, 자식들 눈에 비친 최 선생 일대기가 상세하게 수록돼 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최 선생의 손자 최발렌틴은 "할아버지 성함을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시절이 있었다"며 "독립운동 이력 때문에 자녀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하는 등 피해를 많이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최근 10년간 할아버지에 대한 평가가 많이 달라졌다"면서 "한국 정부를 비롯해 할아버지 업적을 재조명해준 모든 분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책에는 최 선생 후원을 받았던 안중근 의사 모습도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아버지 최재형은 일본 우두머리를 죽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있던 노보키옙스크에 `안인사`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렸던 안응칠(안중근)이 살았다. 그는 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창고 벽에 세 명의 모습을 그려놓고 그들을 향해 총을 쏘는 연습을 했다. 어느 날, 나와 소냐 언니가 마당에서 놀다가 그 광경을 보게 됐다."

1860년 함경북도 경원에서 태어난 최 선생은 9세에 연해주로 이주해 무역업과 군납으로 축적한 막대한 부를 독립운동에 쏟아부었다.

그는 항일 독립운동 조직을 만들었으며 학교와 교회를 세워 민족의식을 지킨 선각자다. 1920년 일본군에 체포돼 사살됐다.

17일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손자 최발렌틴, 증손녀 마리타 등 후손과 문희상 국회의장,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소강석 한민족평화나눔재단 이사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안 위원장은 "연해주에서 대한 독립을 주도한 최 선생은 조국의 불꽃이었다"면서 "그의 딸 최올가와 아들 최발렌틴이 쓴 '나의 아버지 최재형'이 전 국민 필독서가 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