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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자의 한국이름 짓기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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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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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훈 /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이민자는 대부분 자기 이름을 현지인이 알아듣지 못하거나 어렵게 발음할 때 당혹스러워한다. 이름 때문에 자신이 현지인과 뚜렷이 구분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민자도 일부 있다. 그 경우 별칭을 사용한다. 상당수 재일동포는 본명(한국 이름)과 통명(일본식 이름)을 둘 다 갖고 있고, 상황에 따라 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한다. 재미동포도 마찬가지다. 퍼스트네임과 중간이름 중 하나를 한국 이름으로 하고 다른 하나를 미국식 이름으로 해 현지인에게는 미국식 이름으로 자신을 알리는 사람이 많다.

아예 현지식으로 개명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편함을 무릅쓰고 본명을 고수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 이민자는 성까지 현지식으로 바꾸는 창성(創姓)을 하는데, 본명과 의미가 같거나 발음이 유사한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백 가지 성’에서 유래된 백성(百姓)이라는 단어는 어원과는 달리 훨씬 많은 성을 포괄하게 됐다. 이민자의 이름이나 성을 보고 현지화 정도를 파악하기도 하지만 출신국·민족이나 개인별 차이가 커 일반화하기는 곤란하다. 그렇지만 이민자 2세나 3세로 내려가면 대부분이 현지식으로 이름을 짓는 것은 확실하다. 즉, 이민자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현지 사회에 점차 동화돼간다.

한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외국 출신 이민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본명을 고수하는 이민자도 있고, 한국식 이름을 별칭으로 사용하거나 개명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 출신 이민자는 성도 다양하게 사용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혼인 시에 부부가 서로 자신이 가진 고유한 성을 유지하는 부부별성(夫婦別姓) 제도를 가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나라에서 온 이민자는 본성(本姓)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의미나 발음이 유사한 한국식 성으로 바꾸기도 한다. 미국, 일본 등 부부가 같은 성씨를 쓰는 부부동성(夫婦同姓) 제도 나라 출신의 이민자는 대체로 한국에서는 별성(別姓)을, 자국에서는 동성(同姓)을 쓰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두 성을 번갈아 사용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남편과 같은 성을 쓰는 여성 이민자도 있다. 즉, 부부동성제 나라 출신 이민자는 남편 성, 본성, 또는 한국식 성을 만들어 사용하는 등 그 형태가 다양하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 중에서는 자녀의 취학을 앞두고 한국식 성명으로 바꾸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 자녀가 학교에서 엄마의 본명 때문에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주된 원인이다. 이러한 사정을 파악한 전국의 여러 기초지방자치단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서는 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 등 귀화 외국인과 그 자녀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성·본 창설’과 ‘개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민자의 성과 이름을 무료로 지어주는 한편, 이민자가 시·군·구청과 법원을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도록,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법률사무소 등과 협약을 맺고 ‘성·본 창설’ 또는 ‘개명’ 허가 절차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결혼이민자의 반응도 매우 좋다.

그렇지만 그러한 노력이 자칫 지나치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인에게 행한 ‘일본식 성명 강요’(창씨개명)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약도 지나치면 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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