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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예멘 난민 논란… 솔로몬의 해법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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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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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훈 /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6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동의해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이 18일 20만명을 넘어섰고, 마감 열흘을 앞둔 7월 3일에는 청원 수 60만명을 초과했다.

이 글은 국민·주민의 시각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주도 불법 난민신청 문제’라는 표현에서 보듯,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은 561명 중 난민신청을 한 549명을 ‘불법’으로 예단하고 있다. ‘불법 신청’ 여부는 정부가 난민법에 근거해 개인별로 판단해야 할 사안임에도 이 글은 아무런 근거 없이 집단 전체가 ‘불법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주장한다.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을 요구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난민협약 탈퇴와 난민법 폐지가 필수다. 극우파가 집권한 동유럽 몇몇 나라와 동일한 난민정책을 채택하라고 요구한다.

필자는 국민청원에 참여한 60여만명 모두가 그러한 입장에 찬동하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대다수 시민은 ‘국민·주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집행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사회 불안 예방’ 또는 ‘국민·주민 안전 확보’는 난민정책의 기본전제이지, ‘난민협약 탈퇴, 난민법 폐지’의 논거가 될 수 없다.

청원을 통해 제주도 예멘인 난민신청자가 사회적 쟁점이 되자 몇몇 언론과 조사회사에서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모 언론은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난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6630명의 응답자가 ‘인도주의적인 자세로 난민 받아줘야’ 27%, ‘난민 늘면 사회 불안…입국 막아야’ 73%의 반응을 보였다. 또 모 조사회사는 전화조사를 통해 ‘선생님께서는 예멘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500명에게 질문했는데 찬성 39%, 반대 49.1%, 잘 모름 11.9%로 나타났다. 다른 조사회사도 전화조사를 통해 1000명에게 유사한 질문을 던졌는데, 찬성 24%, 반대 56%, 모름 20%로 나타났다.

이 조사들은 한국정부가 난민 수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착 희망난민제도’를 통해,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시리아와 미얀마 출신 난민을 심사한 후 수용했을 때 이 질문은 타당하다. 정부는 제3국에 체류하는 ‘재정착 희망난민’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렇지만 제주도 예멘인처럼 스스로 국내에 들어온 난민신청자의 난민 지위 인정 여부를 정부가 한꺼번에 임의로 결정할 수는 없다. 난민법에 규정된 절차를 밟아 개인의 상황과 처지를 엄격히 따져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사형집행인, 군인, 살인 범죄자 등을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타인의 생명을 빼앗은 사람을 처형하는 것’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사회조사가 잘못인 것과 마찬가지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난민신청허가 폐지 글을 올린 사람은 ‘국민의 안전’을 강조하며 의도적으로 국민의 반난민 정서를 유발하고 있다. 또한, 사회제도를 반영하지 못한 사회조사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여론을 왜곡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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