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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주도하는 혁신의 성공조건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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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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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근 가장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미국 나스닥에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분야 94개 첨단 기술기업을 상장시켜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다.

최근 OECD 회의 참석차 방문한 이스라엘에서 이 나라의 역동성 비결을 엿볼 수 있었다.인텔, 애플, 시스코 등 250여 개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R&D)센터가 있었고, 시내 곳곳에서는 고층 건물용 타워크레인들이 분주히 작업 중이었다. 이번 회의의 주최 측인 이스라엘 재무부가 스스로를 창업국가(Start-up Nation)라고 소개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한껏 높아진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의 자신감에는 전 세계 유대인과의 끈끈한 네트워크, 높은 교육열, 후츠파(Chutzpah)라 불리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대담함이 깔려 있다. 이런 잘 알려진 특징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았다. 정부의 성공적인 R&D 지원과 활발한 민간 벤처자금 시장이 기본적 성공 요인이겠지만 백미는 오히려 정신 영역에 있는 듯했다.

바로 `종교적 신념`과도 같은 창업정신이다. 종교와 창업, 두 단어는 얼핏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 같다. 이스라엘인 넷 중 한 명은 유대교를 믿으며, 이 중 17%는 아직도 전통 유대율법에 따라 현대 문명과 엄격히 단절된 삶을 고집한다. 이들의 종교는 2000년간 나라 없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면서도 민족정신과 정체성을 지탱해준 원천이 돼왔다고 한다. 그런데 필자는 이스라엘 청년들이 본인의 창업 아이템에 대해 설명하는 눈빛에서 거의 종교에 가까운 성공에 대한 신념, 열망, 확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영리 창업보육 시설인 시프테크 등을 방문해 창업 초기단계 현지 젊은이들을 만났다. 마이크로소프트 자금을 지원받은 한 청년의 목소리는 확신이 넘쳤다. 그는 인도 병원에서 획득한 환자들의 자기공명영상(MRI), 맥박 등 실시간 진료 정보를 분석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제시하는 빅데이터 기술을 개발 중이었다. 한국에서는 엄격한 개인정보 규제 때문에 꿈도 못 꿀 일을 "인류 생명을 살리는 데이터"라며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일견 뻔뻔해 보일 정도였다.

`그건 안 돼`에 순응하며 자란 것이라 아니라 `왜 안 돼?`라고 반문하도록 배우면서 자란 유대인다웠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와해성 혁신이 나온다면 이런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두렵겠지만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는 신념이 있어 실패가 두렵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시프테크의 창작공간 벽 한쪽에는 `Driven by Hope, not by Fear(공포가 아니라 희망으로)`라는 말이 떡 하니 쓰여 있었다.

이곳에서 혁신이란 결코 먼 곳에 있거나 어마어마한 무언가가 아니고, 가장 친숙한 일상생활의 불편함부터 개선할 것들을 찾는 것이었다.연구 중인 공기 오염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차량 간 간격 센서 등은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발명이라기보다 누구나 해 봄직한 생각을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탐구해 사업화한 아이템들이었다. 우리 주변에도 혁신의 아이템들이 산재해 있다. 결국 창업의 키워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나는 무조건 성공한다`는 종교적 확신으로 생활 주변의 작은 불편과 부족을 혁신으로 발전시켜 가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창의성·잠재력은 분명 기성세대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믿는다. 우리 청년들의 가슴이, 신념이, 열망이 어찌 이스라엘 청년들만큼 뜨겁지 않겠는가. 우리 청년들도 생활 주변의 작은 혁신에서 시작해 종교적 신념과 같은 불굴의 열정으로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매진한다면 반드시 혁신에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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