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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집요한 R&D로 글로벌 입맛 사로잡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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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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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 산업2부 차장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매출(5050억 원)의 절반 가까이(2390억 원)가 해외에서 나왔다. 미국 냉동만두 시장에서는 25년간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중국 업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6조 원대로 추산되는 글로벌 냉동만두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8%대로 올라섰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일찌감치 2000년대 초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외국인들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한국 식품이 만두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만두를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 식감, 재료를 파악해 지역별로 만두 종류와 포장까지 차별화했다.

최근 ‘K푸드’는 ‘K뷰티’ 못지않게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K푸드 바람의 중심엔 라면, 과자, 만두, 조미김 같은 가공식품들이 있다. 과거엔 주로 해외 거주 동포 등이 수출 대상이었지만 요즘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각국의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식품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웰빙 열풍에 한국 식품이 주는 건강한 이미지, 일본 식품 대비 뛰어난 가성비, 여기에 맛도 좋다는 평가까지 받으면서부터다.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는 국내 유통·식품기업들이 적극적으로 K푸드 수출에 뛰어들면서 매년 한국 식품 수출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08년 45억 달러였던 K푸드 수출액은 올해 처음 1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과는 기업들이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현지인 입맛에 맞는 혁신 제품을 개발한 덕분이다. 한식 세계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직원들에게 “식품사업이야말로 기술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첨단사업 분야로, R&D가 중요하다”고 자주 말해왔다. 최근 4년간 CJ제일제당이 제품 R&D에 쏟아 부은 돈은 2000억 원 가까이 된다.

지난해 매출액의 60%가량을 해외에서 낸 오리온도 까다로운 중국인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폈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5억 개 넘게 팔린 초코파이는 중국인들의 기호를 반영해 포장도 빨간색으로 바꾸고 우유향도 강화했다. 팔도의 컵라면 ‘도시락’은 치킨, 버섯, 새우 등 러시아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러시아 국민 라면이 됐다.

KOTRA가 지난달 발간한 ‘글로벌 메가시티 히트상품―푸드(食)’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시장은 6조6782억 달러(약 6750조 원)로 추산된다.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이 중 중국(1조3432억 달러), 미국(8066억 달러), 인도(4647억 달러), 일본(3002억 달러) 등 주요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된다.

어릴 때부터 형성되는 입맛은 보수적이어서 식품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한번 입맛을 사로잡으면 오랫동안 충성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품을 원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한식에 현지인의 입맛까지 반영한 K푸드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최근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정간편식(HMR)과 할랄푸드(이슬람교도들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음식) 시장에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푸드 같은 대기업이 뛰어들었다. K푸드가 성장 정체로 고민 중인 국내 유통·식품 기업들의 든든한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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