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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스모그와 서울의 미세먼지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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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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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칼럼니스트

1952년 런던에서 대규모 스모그 참사가 일어났다.
서울도 걱정이다.
쾌적한 공기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인데……

   
 

우리는 흔히 ‘런던’하면 안개를 연상한다. 그런데 왜 스모그라고 부르는 것일까? 스모그(Smog)는 매연(Smoke)과 안개(Fog)의 합성어이다.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런던에서는 공장이나 가정의 굴뚝에서 날려오는 석탄의 그을음과 연기의 양이 가장 많았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은 연기의 흐름이 차단되고 계속 체류하게 되어 스모그가 지표면에 그대로 남아 있어 더욱 문제가 되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화력발전소가 최고조로 가동되고 가정에서도 석탄을 마구 사용하게 되므로 다량의 아황산가스가 발생하여 거리를 덮어버리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었다.

1952년 12월 5일, 런던 상공을 차가운 고기압 층이 덮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상공에서 지상으로 하강했고, 사람들은 추위로 석탄 난방을 평소보다 많이 가동함에 따라 이른 아침부터 무서운 기세로 아황산가스가 공중에 가득 채워졌다.

그런데 이 고기압은 5일 동안 정체되어 차가운 공기를 계속 보내었고, 거기에 바람도 불지 않아 아황산가스는 계속 쌓여만 갔다. 시민들은 안개를 흡입했고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물론 집안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눈이나 목의 통증,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구급차를 부르려고 했지만, 너무 심한 안개 때문에 공공 서비스는 중지되었고 피해는 확대되어가기만 했다.

직접적인 사망자만 약 4,000명, 이 스모그에 의한 간접적인 사망자를 포함하면 사망자가 약 12,000명에 이르고 호흡기에 미친 건강피해는 약 10만 명에 이르는 대 참사였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이미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던 사람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었다.

그 후 정부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하고 대기오염 방지법을 발효하여 석탄을 사용하는 벽난로의 사용을 금지하고, 공장의 연기 배출도 크게 제한하였다. 가정의 난방도 가스, 석유, 전기로 서서히 이행되자 스모그 문제도 많이 해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날마다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좁은 면적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도시화가 밀집되어 있어 자동차 매연, 도시화 먼지, 냉난방 공해, 낮은 녹지 비율, 여기에 중국 발 황사까지 겹쳐 대기의 오염도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자동차의 보유대수가 이미 2천만대를 넘었고 서울에서만 310만 대에 이른다니 면적대비 세계 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많은 자동차에서 계속 뿜어대는 배기가스를 대부분이 분지에 조성되어 있는 생활공간이나 도로에서 처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2003년 12월에는 ‘수도권 대기오염 개선에 관한 특별법’ 이 발효되어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서울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는 자체에서의 배출, 반응에 의한 생성, 외부로부터의 유입이라고 하는데 이 때 풍향과 풍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이 실행되고는 있으나 갈수록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가 이민 올 때의 1990년대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집마다 공기 정화기를 달아야하고 외출 시 먼지 차단 마스크를 써야하고 기상 예보하듯 미세먼지 농도를 예보하고 있다.

도시를 옮기거나 바람의 방향을 바꾸거나 중국의 산업화를 막는다든지 고비사막의 황폐화를 막을 수도 없을 뿐더러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므로 근본 대책이 막연한 실정이다.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는 어떤가? 이민올 때 크라이스트처치에 정착할 요량으로 준비했으나 답사 후 계획을 바꿨다. 오클랜드는 도시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섬과 같은 육지이고 동쪽 해안과 서쪽 해안 사이도 근접해있어 바다와 친숙하게 지낼 수 있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 더욱이 도시 대부분이 경사면을 보유하고 있고 그 경사면에 주택 단지가 조성 되어 있어 전망이 좋고 쾌적한 환경을 보장해주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바람이 잦아 대기 중의 유해 물질들을 쉽게 날려 보내고 있어 지표면에 쌓이게 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도시 면적 대비 차량 보유대수가 적고 더군다나 보유 차량들의 운행 비율도 서울에 비하면 대단히 낮다.

일 년 사시사철, 이른 아침부터 한 밤중까지 끊임없이 도로를 꽉 메운 채 운행되는 서울의 차량 홍수사태는 이곳에서 볼 수 없다. 도심지에서도 도로가 텅 비다시피 한가한 오클랜드의 밤거리이다.

거기에 도로와 건물을 제외한 땅들은 수목과 잔디밭으로 덥혀 있어 공해를 해소해주고 있다. 수목은 산소를 공급하고 피톤치드를 발산하여 인체에 이로움을 줄뿐더러 잔디밭은 시각적인 이로움 외에도 미세 먼지를 머금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막아주고 빗물을 흡수해 홍수를 예방하고 가뭄 시에는 습기를 발산하여 건조한 상태를 무마해준다.

우리는 평소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쾌적한 공기는 자산이다. 그냥 자산이 아니라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절대 절명의 자산이다.

서울의 미세먼지 문제 해결 없이는 시민들의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는 도시가 될 수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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