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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종(芒種)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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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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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 / 수석논설위원

   
 

망종은 옛사람들이 농경 길잡이로 여기던 24절기 중 9번째 절기다. 한자로는 까끄라기 망(芒), 씨 종(種)이다. 까끄라기는 벼나 보리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을 뜻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위백규는 ‘격물설(格物說)’에서 “망종의 경우, 곡식 중에 까끄라기가 있는 품종은 벼와 보리인데, 보리가 이때에 익어서 종자가 될 수 있고, 벼는 이때 이르면 모종하여 심을 수 있다”고 했다. 익은 보리를 베어 거둬들이고 벼농사를 위해 논에 모를 심는 때다. 1년 중 농사일로 가장 바쁜 시기다. 오죽하면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굶주림을 견디면서 4∼5월 보릿고개를 넘어온 농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때이기도 하다. 호남·충청 지역에서는 망종 무렵에 풋보리를 베어다가 불에 그슬려서 먹는 풍속이 있다. 그렇게 하면 다음해 보리농사가 잘되고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보리를 그슬린 뒤 밤이슬을 맞혔다가 다음 날 먹으면 그해에 병 없이 지낸다는 속설도 있다.

1444년 천문학자 이순지 등이 편찬한 역서(曆書) ‘칠정산내편’에는 절기와 관련해 망종 항목에 “사마귀가 나오고, 때까치가 울기 시작하며, 지빠귀는 울음을 멈춘다”고 했다. 그해 세종은 백성들에게 농사에 힘쓸 것을 권고한 ‘권농교서(勸農敎書)’에서 망종에 대해 “사람의 힘이 넉넉하지 못하여 모두 일찍 심지 못하더라도 이때까지만 심으면 오히려 가을에 곡식이 성숙할 희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풍토에 적합한 것을 널리 물어보고 농서(農書)에 실린 것을 참작하여, 미리 조치하여서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게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농사에서 때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망종은 현충일과 같은 날이다. 망종은 현충일과 관련이 있다. 1956년 망종 날인 6월6일 6·25전쟁 희생자 추모제를 지내면서 이날이 현충기념일로 지정됐다가 1975년 현충일로 개칭됐다. 망종은 보리가 익고 모내기를 하는 좋은 절기여서 농경사회에서는 예로부터 이날 제사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녹음이 짙어지면서 생명력이 충만해지는 절기를 맞아 순국선열의 호국 정신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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