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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코리아타운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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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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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희 / 수필가

   
 

여고 동창 단체 카톡방이 와글와글 시끄럽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의 '코리아타운'을 사수해야 한다며 유권자 등록을 권한다. 동문들은 기꺼이 이메일 주소를 올리며 정보를 달라고 한다. 개인으로 주고받으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말도 없다. 휙 하며 짜증 난 마음을 던지고 나가는 사람도 없다.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한인타운의 반을 차지하는 북쪽 지역을 리틀 방글라데시로 분리하겠다는 발상은 우리를 황당하게 한다. 엄연히 'Korea Town'으로 허가를 받은 우리 동네 일부를 뺏겠다는 셈이 아닌가. 이 평화로운 미국에서 난데없는 영토 분쟁이라니.

내가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것이 벌써 40년 전이 되었다. 오렌지카운티에 터를 잡은 우리는 즐거운 주말 나들이로 한인타운을 찾았다. 프리웨이에서 내리면 김방앗간을 비롯하여 드문드문 보이는 촌스러운 한글간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동서식품이나 칼스마켓에 들어서면 쌀에서도 배추에서도 라면에서도 사랑이 새록새록 느껴졌다. 간혹 용궁식당에서 짜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 먹는다면 아주 사치스러운 주말을 보낸 셈이었다. 코리아타운은 우리의 향수병을 그렇게 달래주었다.

마치 버석거리는 시골 마을 같았던 곳이 1980년대 들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2017년 한국정부가 발표한 미주동포 현황을 보면 1984년에는 2만 5820명이 이민을 왔다. 2017년의 923명에 비하면 8배나 많은 셈이다. 늘어나는 이민 행렬에 비례하여 한인상가는 동서남북으로 뻗어갔다.

마켓, 식당, 봉제업 등 여러 분야로 상권이 형성되어 LA 시의회는 '코리아타운'이라는 공식 행정구역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한인경제가 승승장구하던 1992년. 4·29 폭동이 터졌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총으로 무장한 채 목숨을 걸고 지켰지만, 타운 경제는 무너지고 많은 동포들은 빈털터리가 되어 비통한 마음을 안고 타주로 떠나갔다.

그로부터 26년 후. 견디고 버틴 후 우리는 다시 일어났다. 이제 타운에는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속속 신축되어 외곽에 살던 한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한인이 살고 한인이 활동하는 명실공히 한인타운이 된 것이다. 이제 코리아타운은 한국 고유의 정서와 문화가 형성되어 한인에게는 미국에서 한국을 살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고, 타인종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LA의 명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 무슨 변괴인가. 방글라데시 분리 독립이라니. 여러 한인 단체와 교계가 힘을 모아 방글라데시 분리 반대를 위한 투표를 독려하지만 현재 한인회에는 유권자 등록을 위한 자원 봉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한인이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그나마 좋은 소식이다. 가세티 시장의 공청회도 하지 않고 노숙자 임시 셸터를 짓는다는 공표도, 방글라데시 커뮤니티의 분리 독립안 상정도 모두 한인 커뮤니티를 무시한 처사가 아닌가.

이번 기회에 한인들도 투표권으로 힘을 결집할 수 있고, 정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결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어떻게 일구어 온 우리 타운인데. 이번에도 또 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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