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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세계인의 가슴에 '한국심(韓國心)'을 심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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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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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웅 / 웅진재단 이사장·前 문화관광부 차관

2002월드컵 한국의 터키 응원 이후 터키 시장에서 한국 기업도 善戰
동계 올림픽은 '지상 최대 TV쇼'… 외국 손님 환대하는 DNA 보여줘야

   
 

한 달 뒤인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세 번 도전 끝에 유치한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성화(聖火)를 높이 들어야 한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이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연속 4회 동계올림픽 기간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상청은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올 2월 강원 산간 지역에 눈이 다소 많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평창올림픽 눈꽃 축제에 세계인을 초대하자.

올림픽은 국민에게 큰 기쁨과 희망을 주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정치적 파급력도 엄청난, 지구촌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지상 최대 TV 쇼'다. 서울올림픽 TV 중계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접한 소련과 동구권 국민은 한국의 경제 발전은 물론 격조 높은 문화를 보고 감탄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을 현장에서 중계하는 미국 주관 방송사 NBC 제작진만 2400명에 이른다.

필자가 88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외신지원단장으로 봉직할 때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관중은 자유분방하게 입장하는 미국 선수단에게 '우∼' 하면서 야유를 보내고, 질서정연하게 입장하는 소련 선수단에게 손뼉을 치면서 환호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미국 취재기자들이 당황하면서 동맹국 한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이 새삼 떠오른다.

우리 국민은 국가 간 대항전에서 편파적 응원을 자제하는 문화 시민의 응원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올림픽 경기에서 반미, 반일, 반중, 반러의 편협한 응원 태도를 보이는 국민은 없으리라 기대한다. 감정보다 국익이 중요하다. 중국,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국민이 섭섭한 감정을 갖지 않게 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국적을 떠나 페어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큰 박수를 보내는 자세가 아름답다.

우리나라 선수단의 종합 순위 목표는 4위이다. 이는 올림픽 성패를 가늠하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종합 4위 집착보다는 감독과 선수를 믿고 평창 스키점프장, 정선 스키장, 강릉 빙상과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자주 찾아 응원하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피겨스케이팅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 스키 린지 본, 빙속 스벤 크라머르 등 세계적 겨울 스포츠 스타를 만나러 가자.

응원단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동구권, 북구권,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권 선수단을 지원하는 서포터팀도 만들자. 참가국과 연고(緣故)가 있는 대학, 기업, 시민들로 구성된 '얼룩말' '검은 독수리' '녹색 전사' '붉은 사자' 등 응원단이 그들을 격려한다면 친구 나라 한국의 이미지를 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2002 월드컵에서 한국과 터키 축구팀 간 3·4위전이 열렸을 때다. 붉은 악마를 비롯한 한국 관중은 선전(善戰)하는 터키 축구팀을 뜨겁게 응원하였다. 이 경기를 TV로 지켜보고 크게 감동받은 8000만 터키 국민은 한국을 진정한 친구이자 형제국으로 여기게 됐다. 월드컵 개최 후 한국인 친선단 수십 명이 터키 지중해 도시 안탈리아를 찾아갔다. 해변의 호텔 주인은 한국민에게 감동을 받은 감사 표시라면서 한국 방문단에게 호텔 전체를 통째로 무상 제공한 에피소드도 있다. 최근 터키 수입차 시장에서 현대차 점유율이 1위에 오르고, 보스포루스 해협의 제3대교와 해저터널 등 대규모 공사를 한국 기업이 연달아 시공했다. 그 배경에는 터키 국민의 친한(親韓) 성향이 도움이 된 게 분명하다.

평창올림픽에는 95개국 선수 65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방문객도 10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인의 DNA에는 손님을 환대하는 유전자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귀한 손님을 위해 깊숙이 묻어 두었던 장독을 열고 정성 들여 빚어낸 '씨간장'을 밥상에 올리는 지극한 정성이 바로 '한국심(韓國心)'이다. 전 세계인의 가슴에 '한국심'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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