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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통해 보는 민속명절 전승의 의미
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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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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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철 / 연변대학 사회학과 교수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자연기후조건이나 절기에 따라 특정한 날, 이를테면 1월 1일, 1월 15일, 5월 5일, 8월 15일 등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민속명절로 택하였다. 이날이 되면 색다른 음식을 장만하고 깨끗한 옷차림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데 이렇게 정해진 명절날을 일명 민속명절 또는 세시풍습이라 한다. 전래되어온 세시풍습을 지키고 민속명절을 보내는 것은 민족의 고유한 관습을 지키고 민족문화를 전승하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역에 따라 이색적으로 행해지는 전통의식과 민속놀이는 지역공동체의 집단적 상징으로 되기도 하고 공동체를 결속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민속명절과 민속놀이는 단순 취미적인 오락행위를 통한 생활의 활력소를 부여하는 역할 뿐만아니라 놀이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표현하고 함께 즐기는 공동체의식을 돈독히 해왔으며 공동체 소속이라는 정체성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물론 유교문화권에서 민속명절은 절기에 따라 대체로 같은 날로 정해져있지만 의식절차나 명절 음식, 그리고 상징성을 띤 민속놀이 등은 각 민족 나름대로의 문화적 특징과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추석날이 되면 조선족은 온 가족이 단란히 모이는 날, 공동체 행사로 되어있지만 한족의 경우 산자만의 모임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조선족은 산자와 죽은자의 단란한 모임을 통해 가족성원으로서의 끈끈한 혈연적 유대감을 유지하고 상부상조하는 문화를 표현한다. 즉 조상님들의 보살핌 속에서 후손들이 한해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는 의미에서 한해 햇곡식과 과일 등으로 차린 음식상을 조상에게 올림으로써 자식으로서의 지성을 표시한다.

하지만 이주 초기 우리들에게 있어서 추석은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여러 가지 여건으로 해마다 추석이 되면 조선반도 고향땅에 묻혀있는 조상의 묘소를 찾아뵙지 못하는 죄책감, 연로하신 부모님들의 안부가 걱정되어 명절이란 기쁨보다 이산의 한이 어린 아픔의 날로 되었다. 이 땅에 정착한 역사가 2세, 3세에 들어서게 되면서 우리도 추석명절이 되면 전통적인 원형으로 돌아가 성묘도 하고 가족적인 명절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세기 70년대 말까지만 해도 농촌마을공동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추석은 말 그대로 동네 잔칫날이기도 했었다. 추석을 전후하여 마을단위 또는 공사단위로 운동회도 조직되었고 여러 가지 전통 민속체육, 이를테면 그네뛰기, 널뛰기, 씨름 등 경기가 펼쳐졌고 민속명절을 넘어서 우리 문화를 전승하고 공동체의식을 강화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공동체의식을 키워가는 하나의 계기로 되였었다.

지금 추석이 되면 우리민족은 조상의 묘소를 찾아뵙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물론 성묘에 필요한 전통 민속식품도 시장화 되어있는 상황에서 조상에게 올리는 음식도 집에서 만들기보다 시장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도시로의 인구이동이 가속화되고 농촌마을의 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과거처럼 마을단위로 축체 행사를 만들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 가족에서도 가족대표가 성묘하는 것으로 추석날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추석명절의 고유한 정서나 상징적의미도 많이 소실되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도시에서 우리는 나름대로의 공동체행사를 통한 추석명절의 전통을 재생할 수 없을까. 우리의 전통을 지키고 추석명절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되살리고자 현존하는 동아리 또는 사회단체나 친목회를 주축으로 도시에서도 여러 가지 명절행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가족이나 마을 공동체를 넘어서 우리민족 구성원들로 조직된 여러 단체나 친목회를 중심으로 도시주민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펼쳐나간다면 이 또한 연변에서 중요한 특색 있는 민속관광자원으로 될 수 있으며 조선족의 민속명절과 민속놀이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이러한 행사가 정례화 된다면 민속놀이 문화를 전승할 수 있는 후대 양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강강술래 같은 것은 어른들이나 애들이나 광장에서 야외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아진다.

요약하면 우리는 현대적 사회, 도시화의 삶의 공간속에서 전통 민속명절의 의미를 되살리면서 전승과 변용을 통해 민속명절과 놀이문화의 생명력을 연장시켜야 한다. 현재 민족 명절과 놀이는 그 원형을 보존하고 원리와 성격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사회적 기능을 발굴하여 현대도시 생활리듬에 맞게 재현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지금 도시화진척이 가속화되고 도시공간으로의 이주가 주류로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전통적인 형식에서 탈피하여 도시공간에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명절문화와 놀이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전통을 어떻게 현대와 접목시켜 내용과 형식을 결합하여 전통적인 민속명절과 놀이문화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느냐가 오늘의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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