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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김용의 성공을 보며
조지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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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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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형/ 이화여대 교수ㆍ미국법제사>


   
작년 이맘때의 일이다. 유튜브에서 ‘예스 위 캔(Yes, We Can)’ 뮤직비디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뉴햄프셔 주에서 행한 버락 오바마의 대선 연설이 모티브가 되었다. 오바마 연설의 한 장면이 펼쳐지면 연설은 곧바로 선율을 타고 힙합 음악으로 승화된다. “이것은 한 국가의 운명을 선언한 건국문서에 기록된 신조(信條)입니다. 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유를 향한 길을 불 밝혔던 노예와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속삭였던 것입니다. 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예스 위 캔’은 미국 역사를 훑어가며 정의와 평등, 기회와 번영, 치유와 극복, 화합과 비전을 이끌었던 변화의 순간과 역사인물을 불러냈다.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 등 40여 명의 미국 대중문화 영웅들도 한 명씩 등장해 “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추임새를 반복했다. 미국 사회에서 오바마는 단순히 대통령 후보가 아니었다. 그는 가정교육을 위한 가장 좋은 본보기였다. 외국에서의 성장, 아버지가 없는 편모의 가족, 백인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 인종차별의 사회관행, 소수인으로서의 정치생활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성장한 오바마. 미국 부모들은 그를 통해 리더의 자질과 덕성을 가르쳤다.

오바마뿐 아니다. 다트머스대 이사회는 한국계 김용 박사를 차기 총장으로 발표했다. 그는 아시아계 최초의 아이비리그 대학총장이다. 다트머스대 재단 이사장은 그를 “배움과 혁신, 봉사와 관련해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칭송했다. 김용 신임총장도 우리나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좋은 본보기임에는 틀림없다.

무엇이 위대한 인물로 만드는 것일까. 오바마(1961년생)와 김용(1959년생)이 40대 후반인 점은 우연이다. 글로벌 리더의 첫째 자질은 두말할 나위 없이 개인의 엄청난 노력으로 성취한 탁월한 실력과 건강이다. 오바마의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수학, 김용의 브라운대와 하버드대 수학은 그야말로 피눈물 나는 자기절제와 역경으로 점철돼 있다. 뛰어난 실력은 건강한 신체로 유지되고 고양된다. 청바지를 입고 농구장으로 달려가는 오바마의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다. 김용도 미식축구 고교대표선수였으며 배구와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다.

둘째는 혁신적인 방식의 사회헌신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소외계층이 출현하고 기존의 사회헌신 방식은 효과가 감퇴된다. 사회헌신은 반드시 혁신을 필요로 한다. 오바마는 시카고 빈민지역에서 새로운 사회운동을 벌였으며 김용은 빈국을 위해 ‘파트너스 인 헬스’를 조직하여 새로운 차원의 의료구호활동을 펼쳤다.

셋째는 건전한 자기정체성에 근거한,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행동이다. 전 지구적 네트워크는 부정할 수 없는 현대의 실존이자 도전의 대상이다. 지구 저편에 있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관심은 지구사회 시민의 의무이다. 낙후된 지역에서 결핵과 에이즈의 퇴치를 위해 노력한 김용의 사회헌신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가진 것으로 찬양된다. 그가 한국의 뿌리를 잊어버린 것은 전혀 아니다. 신임총장 소개 행사 직후, 김용은 한인학생을 만나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자질보다 더 중요한 점은 위대한 인물의 성장을 가능케 하는 사회구조다. 폭력 국회, 리더십 없는 정부, 성적 조작하는 사회, 편파적인 언론으로는 위대한 인물을 길러낼 수 없다. 자녀에게 할 수 있다고 말로만 가르치기보다는 오바마와 김용이 보여주었듯이 기성세대가 실제로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동아일보/시론)


조지형 이화여대 교수·미국법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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