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한·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내 한인타운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하이 홍췐루에 위치한 한국제품 판매점.

한·중, 한·일 외교 갈등의 여파로 중국과 일본의 한인타운이 시련을 맞고 있다.

중국에선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촉발된 반한 감정이 한국상품 불매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인거리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내 대표적 한인타운으로 알려진 상하이 홍췐루는 다양한 한국음식과 제품을 찾는 중국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던 곳이지만 3월부터 식당·마트·쇼핑몰 등이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중국인들의 방문이 확연히 감소한 것은 물론 한국교민들도 회합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15일 한인타운에서 대대적인 반한시위가 열릴 것이란 소문이 돌아 이곳 거리에 공안이 배치되기도 했다. 시위 소문은 유언비어로 끝났지만 이후 긴장과 불안이 더욱 고조돼 홍췐루 거리와 시내 중심가의 한국음식점 등은 출구를 예측하기 어려운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의 한인 밀집구역인 왕징지역에선 3월 한인 사업체와 한인회 등 수십곳의 한인단체가 공안의 불시 점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오래 거주한 교민들 사이에선 “한·중수교 25년만에 중국생활이 이처럼 위축된 적은 없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일본 도쿄의 한인타운인 신오쿠보 인근 한국 상권은 이미 수년째 점포수가 줄고 있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신오쿠보 인근 한국 점포수는 3월 기준 384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일본지리학회 학술지에 보고된 628개보다 38.8% 감소한 것이라고 연합회는 설명했다. 이처럼 점포수 감소 등 한인타운 위축세가 장기화되는 배경과 관련, 한류 침체와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간 외교 갈등, 혐한 시위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합회는 “신오쿠보 외곽지역 점포들의 매출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라며 “견디기 힘들어진 가게들은 중국·베트남·미얀마 등 다른 나라의 가게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