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이 190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 시에 건립한 최초의 한인촌 '파차파 캠프'가 사적지(Historic Site)로 지정됐다.

리버사이드 시 문화위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도산 선생이 건립한 파차파 캠프의 사적지 지정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인 랠프 안(91·한국명 안필영) 옹과 홍명기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총회장, 장태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리버사이드 시의회는 내년 3월 23일 파차파 캠프가 건립된 장소에서 사적지 지정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장태한 소장은 "이번 파차파 캠프의 사적지 지정은 미국 최초의 한인촌이 리버사이드에서 건립됐다는 사실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늘 회의에 랠프 안 옹이 직접 참석해 '리버사이드에 건립된 한인촌 파차파 캠프는 초기 독립운동 거점이었다'고 증언한 것이 사적지 지정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리버사이드 시 다운타운에 있던 파차파 캠프는 당시 한인 10여 개 가족 50여 명이 거주하던 판자촌이었다. 1880년대 중국계가 철도공사를 하면서 임시거주지로 터를 잡았다가 이후 한인들이 들어와 정착한 곳이다.

장 소장은 "1902년 부인 이혜련 여사와 함께 미국에 건너온 도산 선생은 2년 뒤인 1904년 로스앤젤레스 동부 리버사이드로 이주해 파차파 캠프를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리버사이드에서는 오렌지 농업을 위해 한인들이 인부로 많이 고용됐으며, 도산은 이곳에서 파차파 캠프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명화 대한인국민회 북미지역 총회장은 1911년 파차파 캠프를 방문하고 이곳을 '도산 공화국'이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있다.

장 소장은 "도산 선생은 이곳에서 신민회와 흥사단 조직을 구상했다"면서 "미국 내 독립운동 본거지가 바로 리버사이드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