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동포를 만났을 때 더욱 감개무량하다". 2007년 8월 카자흐스탄 정부 주최의 '코리안송 페스티발 아리랑' 가요제에 일본 대표로 출전한 재일한국인 3세 싱어송라이터 Chija씨(김지자=金智子·31). 우수상을 수상한 이 가요제에서는 먼 이국땅에서 사는 동포들과 귀중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한 번 재일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현재 도쿄, 카나가와, 오사카, 한국(서울)을 중심으로 정력적인 라이브 활동을 하고 있다.

오해 풀고 진정한 모습을
'1세에 대한 존경'도

지자씨가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은 대학 졸업 후. 실은 작년까지는 OL과 음악활동을 겸하고 있었다. 첫 직장에서 서울로, 그리고 다시 취직한 상사에서는 로스앤젤레스로 해외주재원으로 근무했다.

한국어와 영어는 대학교를 1년간 휴학하고 서울과 뉴올리언스에서 각 4개월간 배웠다.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일본어를 모르는 한국의 친척들과의 가교역이 되는 것.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 재일의 모습을 올바르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사정도

"재일은 한국어를 못하거나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여러 이유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한 가정이 대부분이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여 재일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다". 그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체재 중에 진로를 결정하게 된 만남이 있었다. 지인이 참가하는 노래동호회에 참석했을 때의 일. 노래한 직후, 일본 가요계에서 활약하다 이곳으로 이주한 2대째 콜롬비아로즈가 말을 걸어왔다. "내 지도를 받으면 목소리가 더 잘 나올 거야". 절대 자신이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던 만큼 동호회 사람들은 모두 놀란 모습이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하는 것이 좋았다. 망설임 없이 스승으로 섬겼다. 약 1년간 로스앤젤레스 근무하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가수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2003년 귀국 후, OL이 된 것은 '일을 하면서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서 있고 싶었기 때문. 음악활동은 주말에 집중됐다. 같은 해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편곡가의 추천으로 킹레코드 '첫 베이비사인'에 참가, 동요를 불렀다.

마음속 깊이 남는 만남이 있었다. 2007년 8월 카자흐스탄 정부 주최의 '코리안송 페스티발 아리랑' 가요제에 일본대표로 출전했을 때의 일이다. 이 이벤트는 현지의 정주 동포로 조직된 단체가 운영하고 있었다. 해외동포에 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일본에서 20시간 걸려 가야하는 그런 나라에 내려서 같은 피부색으로 한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이어질 수 있는 사이, 노래라고 하는 공통점으로 이어지는 사이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뻐 엉엉 울었다"

당일 부른 것은 2곡. 오리지널곡 '지워지지 않는 시간'은 3세 지자씨가 1세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서 쓴 작품으로 어쨌건 살아남고자 필사적으로 자손을 지켜온 1세들에 대한 생각을 묘사했다. 시중의 '아지랑이'는 한반도를 가리킨다.

아무것도 없네, 잃을 것조차.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울던 나날 고개를 들면 푸르른 하늘 이럴 리 없다며 모래를 씹으며 빈 땅 한구석에 시선을 돌리면 무궁화가 활짝 피었네.

또한 이 곡은 백두학원 건국학교의 초창기와 당시 세상을 영상으로 담은 귀중한 흑백필름을 비디오화한 작품으로 새로 써서 제공했다.

사춘기에 괴로운 일이 몇 가지나 겹쳤다. 혼자 떠난 여행은 고독했다. 하지만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으니 지금 괴로워하고 몸부림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와 닿을 수 있는 곡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음악의 힘을 믿는다.

'현실의 씨앗'으로 꽃을 피우자

좋아하는 말은 '상상은 현실의 씨앗'. '상상한 만큼 꽃은 핀다고 생각한다. 상상이라는 많은 씨앗을 갖고 있고 싶다". 한일 양국에서 CM과 극중 음악 등도 해보는 게 새로운 목표다. 

[ 민단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