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IOMONI' 올봄 완성
휴학하고, 자원하여 입대

▲ 하진선 감독

한국 군대에 입대한 아들 안유상(安裕祥·21)씨의 모습을 2007년부터 2년에 걸쳐 촬영한 재일한국인 영화감독 하진선(河眞鮮·44)씨. 다큐멘터리 영화 'URIOMONI 여행에 나선 아들, 계속 기다리는 엄마'(가칭)는 감독 첫 작품인 'URINARA'의 속편이 되는 작품이다. 군 생활을 보내는 아들을 좇으면서 아들을 계속해서 기다리는 엄마의 모습 등을 그려간다. 1월30일 제대를 앞두고 휴가로 일본에 돌아온 유상씨와 하씨에게 그들의 생각을 들었다.

전작 'URINARA'는 아들 안유상씨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자신을 찾기 위해 체험입대를 했을 때의 모습을 좇은 작품이다. 유상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에 일본에 건너왔다. 일본의 학교교육을 받는 가운데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별로 의식한 적도 없이 지내며 정체성은 애매해져 갔다. 하진선씨는 그런 유상씨에 대해 "한국인이라는 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해 왔다.

어느 날, 하씨는 아들의 여권 갱신 때 영사관에서 유상씨에게 병역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통지받았다. 유상씨는 고민하다 4박5일의 해병대 캠프 체험입대를 결정했다. 유상씨에게 있어서 이 체험은 자기를 다시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던 모양이다.

유상씨가 도쿄의 대학을 휴학하고 입대한 것은 2007년 2월20일. 19살 때였다. :한국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 친구도 사귀고 싶었다"고 동기를 말한다.

특별영주자 자격의 재일한국인은 기본적으로 병역이 유예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이외에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재외국민 2세'라 하더라도 병역의무 부과대상 연령자(만 18세부터 35세까지)의 경우, 여권에 '재외국민 2세'(출국확인 제외대상)라는 스탬프 날인이 없는 경우에는 병역의무 부과대상자로서 출국이 금지되게 된다.

▲ 안유상

유상씨는 입대 후, 육군 훈련소에서 1개월간 훈련병으로서 훈련을 받았다. 그 후, 공병으로 혹독한 훈련에도 견뎌냈다. 매일의 훈련은 항상 위험이 따랐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몇 번이고 했다. 부상으로 제대한 사람을 몇 명이나 봤다.

◆또 다시 자식은 고생, 엄마는 죄악감

유상씨와 같은 시기에 입대한 해외동포는 20명. 미국, 뉴질랜드 등으로 도쿄에서는 유상씨를 포함하여 2명이었다. "모두 한국에서 계속 일을 하기 위해 입대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도 일본에서 살 생각이라는 말을 했더니 왜 굳이 군대에 왔느냐, 돌았냐라는 말을 들었다"

입대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체력만 있으면 훈련을 참아낼 수 있고, 군 생활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곧바로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대는 정해진 것이 많다. 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산적해 있다. 그것을 하지 못하면 같은 내무반 사람들이 연대책임을 묻게 된다.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애썼다.

하씨는 일본 교육을 받고 말도 능숙하지 않은 유상씨가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하씨는 21살에 군인과 결혼. 26살 때 이혼하고 혼자서 일본으로 건너왔다. 자동차 공장 등에서 일하며 두 아이를 일본에 불러들였다.

"나는 아이들을 일본에서 고생시켰는데 또 다시 바다 건너 고생시키는 건가"라고 하는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모친의 걱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유상씨는 언어 등의 장애를 극복하고 강한 인내력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익혔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의식도 강해졌고, 한국도 일본도 어느 쪽이나 나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나라다. 게다가 입대 전까지 친구들을 우선시 생각했었는데 가족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응어리도 어느덧 사라져

하씨 또한 최근 2년 동안 크게 변화했다. 지금까지 일본에도 일본인에 대해서도 흉금을 털어놓지 못했었다. "아들은 사서 고생하며 한국에 갔다. 아들의 소중한 친구들이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엄마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2월부터 8월까지 아오모리의 네부타축제(대나무 뼈대에 종이를 발라 커다란 인형이나 동물 모양을 만들어, 안에 불을 켜서 수레에 싣고 밤에 거리를 누비고 다님)를 후원하는 네부타시(ねぶた師: 네부타를 만드는 사람)들을 촬영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나라를 지기키 위해 병역에 임한다. 일본인도 사랑하는 곳의 전통문화와 축제를 지켜간다고 하는 마음이 한국인과 같다고 느껴졌다". 이 만남은 일본인과 마주하는 계기를 가져다주었다.

유상씨는 1월30일 무사히 제대했다. 앞으로 대학에 복학하여 학업에 매진한다. 그러나 불안감도 없지는 않다. "인내력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은 생겼기 때문에 열심히 학ㅆ다". 하씨는 한결 크게 성장한 유상씨를 웃는 얼굴로 바라본다. 편집 작업은 이제부터다. "3월말까지는 완성시키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민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