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산 수영구 '민족과 여성 역사관'을 방문한 재미청소년재능기부단(KYDO US) 소속 박재현(15) 군이 김문숙 역사관 이사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재미교포 청소년이 전시회를 열어 마련한 돈을 위안부 역사관에 기부했다.

지난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수영동 '민족과 여성 역사관'.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김문숙 이사장이 운영하는 역사관에 재미교포 박재현(15) 군이 100만 원가량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박 군은 재미청소년재능기부단(KYDO US) 소속의 학생이다. 재능기부단은 악기 연주나 미술 등 예술 분야에 재능을 가진 재미교포 학생들로 구성됐다. 매년 방학이면 한국을 방문해 합동 연주회 등 문화적 교류를 하는 한편 낙후지역 아이들에게 음악과 미술,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재능기부단에 소속돼 3년째 한국에 온 박 군은 올해 처음 부산에 들렀다가 지난 7월 25일 역사관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박 군은 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해 자행된 위안부의 역사를 접했다. 잔혹한 역사는 어린 박 군의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았다.

박 군은 재능기부단 일정을 소화하면서 역사관을 위해 작은 선행을 결심했다. 음악뿐 아니라 미술에도 재능이 있는 박 군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서울에서 자기 그림으로 작은 전시회를 열 기회를 얻었다.

전시회장에 모금함을 마련한 박 군은 지인들에게 '전시회장을 방문할 때 꽃을 사 오는 대신 위안부 역사관을 돕는 모금에 동참해달라'는 초청장을 발송했다.

박 군은 "민족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군의 깜짝 방문에 역사관 측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역사관 측은 박 군이 전달한 기부금을 전시회 준비와 운영비 등에 보태기로 했다.

김 이사장은 "재미교포 학생들이 이곳 역사관을 보러 온다고 했을 때도 뜻밖이라 여겼는데, 이렇게 기부금까지 마련해주니 더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