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기 회장께서 위와 같은 내용을 카카오톡에 올리고 서울을 떠났다.

남 회장께서 남긴 글 중에 “할일이 따로 있기에 갑니다. 당연히 또 와야지요. 새누리당에 도움되기 위하여… 형님 갑니다. 바보짓하고”

내가 아는 남문기 회장은 한마디로 순박하고 정이 많은 초로의 신사이다. ‘뉴스타’라는 부동산업을 통해 수많은 재미동포들에게 일감을 마련해주고 꿈을 실어준 재미한인총연합회 회장 출신이다.

그가 하는 사업은 미국시민권 소지가 필수인데 그 소중한 시민권마저 포기하면서 한국 국적을 왜 회복했을까. 그 이유는 한국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서였다.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부여한다고 여야가 합창하면서 내건 구호가 「재외국민참정권」이었다. 지나고 보니 이 제도는 재외국민 보호와 권익신장에 아무 쓸모없는 헛구호였다.

보라, 참정권에 참여한 해외교포가 얼마나 됐나? 다들 먹고 살기 바빠 거들떠보지도 않는 법을 교포사회의 건달들 그리고 이들과 야합한 본국 정치인들의 생색내는 정치쇼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교포들에게 거주국에서 열심히 생업에 열중하게 그들의 2세, 3세들에게 꽃피우게 하는 것이 교민사회의 정도(正道)다.

우리가 흔히 재미 유대인들의 거주국(미국)에서의 역할을 경이한 시선으로 본다. 저들이 걷고 있는 것이 바로 거주국에서의 영향력 향상이고 이를 통해 모국 이스라엘을 음으로, 양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재외국민참정권’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재미교포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면 우리당(여권)은 100만 표는 그저 얻을 수 있다고 허풍치면서 탄생했다. 그래서 일명 ‘홍준표 법’이라고도 했는데 막상 선거를 치르고 보니 여당은 야당에 비해 참패에 가깝게 졌다.

꼼수정치는 꼼수로 막을 내리는 법이다. 이번 남문기 회장의 고별사는 국내 정치인들이 그를 꼬드겨 본국 정계에 입문하게 된 동기와 쓰라린 패배에 대한 분노가 읽힌다.

제발 국내 정치인들이여,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는 남문기 회장과 같은 분들을 꼬드겨 술잔과 용돈을 챙기면서 본국에서 정치하라고 유혹하지 말라. 두 번, 세 번은 우리 교포들도 속지 않는다.

이구홍/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