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가 급감해 폐교 위기에 직면했던 통화현조선족학교가 9개월 만에 정상화의 길에 올랐다. 이 학교 김명선교장은 “학교운영방식을 개편하여 학교와 민족사회가 합심하여 능동적으로 현실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민족사회 공감대 형성

조선족농촌의 인구가 급감함에 따라 조선족학교도 하나 둘 문을 닫고 학생들이 타지방으로, 타민족학교로 전출되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교육의 현주소이다. 통화현조선족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학교는 지난해 초부터 개교 이래 학생 수가 최저를 기록하면서 폐교의 위험에 직면했다.

‘어떻게 하면 현재 유일한 조선족학교를 폐교의 위기에서 정상화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김명선 신임 교장을 비롯한 새로운 지도부가 풀어나가야 할 최대의 과제였다. 학교지도부는 먼저 학교와 민족사회가 손잡고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들은 현 산하 각 조선족 촌과 마을을 돌며 수차례에 걸쳐 촌간부회의와 학부모회의를 소집하여 ‘학교와 민족사회는 학생이 있어야 학교가 있고 학교가 있어야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청하진 신흥촌의 인동걸 당지부서기는 “우리 선조들이 이 땅을 밟으면서 먼저 생각한 것은 학교를 세워 후세를 육성하는 것이었다. 현재 조선족 농촌이 황폐화되는 것도 우리 주변에 우리 학교가 없는 것과도 큰 관계가 있다. 학교를 살려야만 우리 민족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또한 학교가 살아야 우리 민족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말한다. 인동걸 당지부서기와 마찬가지로 이 현의 모든 조선족 촌의 간부들이 학교지도부와 하나가 되어 ‘우리 학교 살리기’ 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학교지도부 성원들과 촌간부들의 권장과 설득으로 학부모들은 타지방으로, 타민족학교로 보냈던 자녀를 다시 이 학교로 전학시켰다.

학교지도부 성원들은 정기적으로 조선족 촌을 돌며 촌간부들과 의견을 교류하는 한편 촌의 적령기 학생들을 비망록에 등록해 놓았다가 수시로 그들의 가정을 방문하고 단 한명이라도 유실되지 않도록 보완조치를 강구했다. 현재 타민족학교에서 공부도중 이 학교로 전학하여 우리말과 글을 배우는 학생이 13명 된다. 또한 이 학교지도부에서는 타민족과 결혼한 학부모들을 일일이 찾아 그들의 자녀를 조선족학교로 보내도록 설득했는데 이런 가정의 학생 4명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학교지도부는 또 지난해 초 새 학기부터 한족학생을 모집하기로 하고 여러 차례 학부모회의를 소집하고 학교를 홍보했다. 그리하여 67명 한족학생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학습생활환경 개선

김명선교장을 비롯한 학교지도부 성원들은 학생들의 입학을 늘리고 입학한 학생들의 유실을 예방하자면 학습과 생활환경을 개선시키는 것 또한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학교지도부는 지난해 봄 새 학기 초부터 현교육국 등 상급 관계기관을 끈질기게 찾아다니며 노력한 끝에 교수청사 보수를 위한 자금을 지원받아 100만여 원을 투자하여 학교환경을 개선했다. 식당을 새로 짓고 학생들의 위생실을 실내로 옮겼으며 기숙사에 실내 목욕실도 설치해놓았다. 그리고 온돌난방시설을 가설했다. 또한 컴퓨터 10여대를 마련하고 책걸상, 교사 사무용 책상, 기숙사 침대, 학생들의 이불 등을 모두 새것으로 바꾸었다.

학교는 또 전문 교의를 두고 학생들이 작은 병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도록 했고 감기약 같은 상용약과 응급용 약은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전문 세탁기를 마련하여 놓고 전교 학생들의 의류를 무료로 세탁 해주고 있다.

학교의 학습과 생활환경개선은 학생들과 학부모사회에 대한 무언의 홍보로 됐다. 적령기 자녀들은 둔 학부모들은 학교의 일신된 면모를 보자 자기 자녀를 다른 학교보다 학습 환경과 조건이 월등한 이 학교로 보내겠다고 한다.


교사들의 책임감과 자질제고―학교운영의 기본 고리

교사들의 책임감과 자질제고는 학교운영의 기본 고리가 된다. 학생들이 이 학교를 선호하는 것이나 전학 또는 유실되는 상황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교사들의 높은 책임감과 자질에서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학부모가 외국여행을 하거나 단신 부모인 상황을 감안하여 학교지도부는 교사 2명을 전직관리원으로 두고 24시간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그들의 학습과 생활을 보살펴주고 ‘교사+학부모’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빈곤가정의 학생들에게는 교사들이 생활비 등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그들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이 학교 교사들의 자질은 일찍부터 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이 학교를 졸업하고 타지방의 상급 입학하여 대학입시에서 북경대, 청화대 등 명문대에 입학하면서 학교의 지명도도 크게 향상되었다. 현재 방정, 의란, 탕원, 목란 등지에서 온 48명 학생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새 학기에 학생수가 68명이던 통화현조선족학교는 지난학기말에는 169명으로 늘어났으며 새 학기는 학생 수가 최고봉을 이루던 2002년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길림신문 / 박진엽, 박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