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옥자 / 워싱턴정대위 고문

2014년 6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의 할머니들이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세종대학교 박유화 교수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 고소를 했다. 법원은 할머님들의 손을 들어줬다. 박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한일 정부간 이뤄진 일본군 위안부 화해 동의안이 각계에서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1월 11일 워싱턴에서 조르단 센드(조지타운대 역사학 교수)가 동북아 역사 화해를 주제로 개최하는 토론회에 박유화 교수가 서울에서부터 참석하게 됐다. 뒤늦게나마 그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이해를 위해 정리를 하고자 한다.

우선 책 제목 그대로 내용은 일본 제국을 위해 전시중 일본군 위안의 임무를 수행한 제국 국민으로서의 일본군 위안부들 문제를 다룬 왜곡된 대중서라고 본다. 이 책의 가장 큰 모순은 일본군 위안부들을 일본 제국과 동지적 관계로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 저자의 왜곡된 논지만을 토대로 모든 논리를 진행, 강제 연행이 없다는 논리를 펴간다. 전쟁 당시 일본 군인이나 일본군 위안부들은 양자가 다 일본 제국의 국민으로 한쪽은 싸우고 다른 쪽은 위안한다는 두 가지의 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동지적 관계라는 것이다. 그 틀을 맞추기 위해 선택적 추상(Selective Abstraction)의 부적절한 논증을 늘어놓는다. 더 나아가 한국 국민도 그 당시 일본 제국의 일원이었음으로 책임을 균질적으로 져야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책의 저자는 당시 조선인 포주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질적 책임자라고 주장한다. 그 당시 일본군 포주가 전체의 반 이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요소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다. 그리하여 일본군은 구조적 책임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이나 ‘일본군의 동지’로서 계속 서술한다.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의 전쟁에 협력한 동지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원인과 가해자들은 조선인 포주라고 논리를 펴간다. 그렇다면 포주 업자와 일본군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왜 일체 함구무언인가. 다수의 일본인 포주업자, 다수의 폭력적인 일본군 군인들 그리고 다수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에 관한 투명한 역사는 배제하고 예외적인 소수의 예만 들어 결론화하는 선택적 추상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즉 전체는 안보고 일부만 집착해 일반화하는, 그것이 때로는 포스트 모더니즘의의 허실일 수도 있다.

책의 저자는 심지어 일본군 위안소를 “평화와 사랑”으로 미화한다. 일본군에게 매 맞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씻을 수 없는 폭력을 당한 피해자 할머님들의 신체적 증거, 정신적 피해에 대하여는 언급 않고 어떤 예외적인, 또한 전쟁터에서 있을 수 있는 사랑의 이야기만을 집중, 확대해 표현한다. 무엇보다 일본군 위안부들이 아편을 군인과 함께 사용한 경우에 쾌락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근거를 피력, 결국 생존 피해자 할머니들에 의해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했다.

그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진실을 밝히는 용기가 부족하고 미성숙하다며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본인들의 매춘 행위이자 일본군의 동지였던 자신들의 과거를 인정하고 일본군 피해자라며 거짓 증언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여성 운동이 어떤 의식으로 시작되었고 어떤 의의를 가지고 있었으며 현재 당면한 한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근래에 문제가 된 학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한마디 하고 싶다. ‘표현의 자유’ 라는 것은 어떤 주제이든 아무렇게나 사실 무근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주장에 진실, 사실성과 정당성을 뒷받침해주는 도의적 양심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