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 /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재한조선족연합회가 2006년부터 어려운 동포들을 스스로 돕자는 취지에서 시작해온 신용호조부가 경찰조사를 받게 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신용호조부는 2006년 당시 중국동포 김영숙씨가 7만 위안을 브로커에게 주기로 하고 한국에 오면서 생겨나게 되었다. 김씨는 한국에 왔지만 브로커에게 줄 7만 위안이 없어서 여권을 되찾지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었다. 김씨는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재한조선족연합회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김씨의 상황을 접한 조선족연합회 회원들은 십시일반으로 5백만원을 모아 빌려주었고 이로 인해 김씨는 한국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오기 위해 고액의 돈을 비싼 이자로 빌리는 사례가 많았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 거취 할 방을 구하려 해도 300~500만원이 보증금 명목으로 필요했다. 재한조선족연합회 유봉순 회장과 진복자 총무는 동포들 사이에서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이었고 돈을 구하려 해도 어려움이 있는 동포들을 위한 은행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 첫걸음이 신용호조부였던 것이다.

연합회 신용호조부가 한국 언론에서 논란이 되자 필자는 7일 홍제동에 위치한 재한조선족연합회를 찾았다.

유봉순 회장은 “신용호조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집 쉼터’를 운영하며 오갈데 없는 동포들의 안식처를 갖게 되었고 일요일마다 3, 40명씩 모여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활동실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며 “신용호조부가 한국 언론에 동포들을 상대로 불법대부업을 한 것처럼 비쳐져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용호조부는 조선족연합회가 나서서 상호 신용을 담보한다는 조건으로 돈이 있는 동포들이 돈을 필요로 하는 동포들에게 2%이자로 빌려주게 하고, 그 중 0.5%로는 조선족연합회 단체 운영기금으로 사용해 왔다. 더러는 매달 100만원씩 적금처럼 넣어 1억 원이 넘는 돈이 신용호조부에 들어가 있어 매달 고액이자를 받아가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신용호조부 통장에는 돈이 들어오는 대로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나간다. 때문에 남아 있는 돈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문제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다. 방문취업 체류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고 신용호조부에 돈을 대주었던 회원들 중 출국자가 늘어나면서 나가야 될 돈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제때에 이자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이때부터 동포 회원들의 경조사가 많아지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될 위급한 상황에 처한 동포들도 많아지면서 신용호조부에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신용호조부의 논란은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한 채권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1억원정도 신용호보부에 돈을 넣었다는 오복순 씨는 “이자를 제때에 받지 못하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돈이 먼저 필요한 사람들한테 지급해주고 그러지 않은 사람은 양보해주고 그래야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2013년부터 조선족들이 돈을 갚지 않고 몰래 귀국하면서 적자가 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유봉순 회장은 못 박아 말한다.

신용호조부가 선의의 뜻을 갖고 운영되고 있지만 보완될 점도 분명 있는 것 같다. 금액이 커지면 그만큼 위험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합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불법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주어서는 안된다. 재한조선족연합회는 이런 점을 잘 보완하여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신용호조부를 운영해 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