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정 / 기자

지난 9일 경북 칠곡군 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사물놀이 대회에서 일본 오사카의 건국학교 전통예술팀(사진)이 최우수상인 국회의장 상을 수상했다.

1946년 문을 연 건국학교는 일본 오사카 지역의 재일교포들이 창립한 초·중·고 교육기관이다. 이번 대회에는 이 학교 전통예술팀 소속 중고생 10명이 참가했다. 건국학교 전통예술팀은 지난해 일본 각 현의 대표팀 2만 명이 참가하는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에서 한국의 ‘지신밟기’로 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건국학교 전통예술팀 강선화, 장수경, 김향수리양 등은 국적 선택의 기로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길 원했다. 부모들이 ‘자이니치’(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라는 이유로 힘들게 사는 것을 보고 자랐지만 이들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었다. 전통예술팀의 문을 두드린 것도 한국인으로 남길 원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1일 “한국이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들 중 올해 고3인 김향수리양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한다.

건국학교 전통예술팀원들의 이야기는 부산MBC 다큐멘터리 <이바라키의 여름>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5일에는 전국 20여개 극장에서 개봉됐다. 영화의 주인공인 9명의 아이들은 일본에서 열린 ‘전국 고등학교 종합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방학까지 반납하고 합숙훈련을 하며 ‘지신밟기’를 연습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