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리 / 재미동포

나는 이민 온 지 수십 년이 된 올드타이머다. 나는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다. 또 나이가 드니 대한민국의 정치에도 관심이 크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두 나라가 모두 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가끔 백악관이나 청와대로 편지를 보낸다. 새로운 정책에 대한 의견이나 건의사항을 전하고 싶어서다. 놀랍게도 양쪽의 반응이 큰 차이가 있다. 일전에 백악관에 기후변화와 동성결혼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의 사인이 든 답장을 받았다. 내용도 내 편지에 대해 어떻게 참고하고 반영하겠다는 구체적인 것이었다. 청와대에도 여러 번 편지를 썼다. 두어번 답장을 받았는데 내용은 그냥 "잘 참고하겠습니다"가 전부였다. 내가 어느 쪽에 더 점수를 주었겠는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 이유가 겸손하지 못한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의 자리에 있을수록 말도 겸손하고 태도도 겸손해야 한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전통시대 군주처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가 그를 지도자로 따르겠는가.

얼마 전 중앙일보 오피니언면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표정이 너무 근엄하고 찌푸리고 있다며 인상부터 좀 펴시는 게 좋겠다는 칼럼이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100% 공감했다.

국민이 보내는 편지만으로 백악관과 청와대를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어느 쪽이 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리고 있는지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