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일보=정중국] 지난 6월 27일, 가나가와(神奈川)의 후지자와(藤沢)에서 '재일한국인학생을 위한 한국어스피치대회'가 열렸다.

전국 일본학교, 한국학교에 다니고 있는 예선을 통과한 초·중·고 학생들이 유창한 한국어로 발표를 했다. 재일한국인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 시작한 민단의 한국어 강좌는 현재 90%의 학생이 일본인이다. 재일한국인의 한국어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한국교육재단과 민단중앙본부가 주최한 '재일한국인학생을 위한 한국어스피치대회'는 1995년에 시작해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했다.

홋가이도(北海道), 후쿠오카(福岡) 등지에서 예선을 통과한 23명의 재일동포 초·중·고 학생들의 평소에 쌓은 실력의 결과를 보여주는 시간이 되었다. 발표하는 학생들은 주로 재일동포 3세, 신규 정주자의 자녀들이다.

대회에는 일본학교, 한국학교, 그리고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포들이 다수 참가했다.

발표는 한국학교부문과 일본학교부문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는데 당연히 한국학교 부문이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준차이는 그다지 나지 않았다.

대상은 한국학교부문에서 금강학원(金剛学園) 고등부 3학년 이원정(李苑静)씨, 일본학교부문에서는 야마나시현(山梨県) 이치가와(市川) 고등학교 2학년 정이솔(鄭イソル)씨가 수상했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일본인인 이원정 씨는 초등학교부터 금강학원에서 다녔다. 현재 학교에서 주 3회 한국어수업을 듣고 있다.

일본학교에 다니는 정이솔 씨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신규 정주자로서 한국인이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한국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우리말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읽기와 쓰기는 독학하고 있다.

또, 발표자 중에는 재일동포 4세인 학생이 있었는데 재일동포 3세의 아버지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한국어는 따로 공부했다고 한다.

재일한국인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학교나 민단의 한국어 강좌를 수강하던지,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독학을 해야 한다. 모국수학제도 등을 이용해서 한국에 유학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재일한국인의 90%이상이 일본학교에 다니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경우, 민단지부의 한국어 강좌가 중심인데, 실제로 다니는 사람은 현재 거의가 일본인이고 재일한국인 학생은 소수라고 한다.

8년 전에는 도내 지부에서 80%가 재일동포였다. 현재는 90%가 일본인이고 재일동포의 젊은이들은 극소수이고 고령자가 많다. 또 주 1회 강좌로는 한국어를 충분히 습득하지 못한다.

동경한국교육원의 남정순(南貞順) 원장은 어학력은 주 1회 정도의 수업으로 습득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교육원은 재일한국인 자녀가 일상적으로 한국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녀들이 장래에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필요로 할 때 그러한 경험이 반드시 활용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교육원에는 재일동포 중학생, 고등학생으로부터 한국어를 어디서 배우면 좋을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재일동포 3세 부모는 어린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토요학교나 강좌 등에 다니도록 한다. 가정에서 한국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규 정주자의 어린이에게도 문제는 있다. 부모가 한국어를 하기 때문에 회화는 가능하지만, 밖에서 한국어를 사용하기를 싫어하거나 기회가 없어서 서서히 한국어 능력을 상실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재일한국인의 90%는 일본학교에 다니고 있고, 일본학교에서 한국어 교육이 폭넓게 보급되면 좋지만 그러한 환경은 아직 갖추어 지지 않았다.

도쿄 신주쿠(新宿区) 구민의 3%는 외국인이고 그 중의 1%가 한국인이다. 구내의 학교에서는 한국어를 보급하려고 해도 구에서는 다른 외국어와의 관계를 신중하게 생각해 진전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재일한국인이 일본학교에서 한국어를 학습하기에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러한 문제의 책임을 일본사회에게만 물을 수는 없다.

한국어 스피치대회의 발표자들이 능력을 발휘했듯이 가정에서의 환경 조성도 중요한 테마가 된다고 교육원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