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대식 / 기자

지난세기 90년대 초, 한·중수교와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본격적 수립에 따른 도시화 급물살을 탄 조선족전통사회(동북3성을 주요 집거지로 한 농촌과 농경문화가 중심이 된 조선족사회)는 급속한 해체를 맞아 지금에 이르러서는 완전 해체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조선족사회의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였다.

우선 조선족전통사회의 해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비애의 만가를 부르고 있는데 이제는 '눈물을 멈출 때'가 되었다고 본다.

전반 중국사회의 발전추이를 놓고 볼 때 조선족전통사회의 해체는 사실상 시간문제였다. 중국의 다른 민족에 비해 이런 급속한 변화가 나타난 것은 바로 모국인 ‘한국’이란 존재로 발전이 가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형성된 조선족사회의 구조를 보면 대개 아래와 같다.

첫째는 조선족 전통집거지인 동북3성의 동북지역이다. 동북지역은 농촌을 중심으로 한 체제에서 도시 중심으로 이전되어 새로운 조선족사회가 형성되었다.

농촌의 조선족인구는 해외진출과 도시진출로 마을은 거의 황폐해졌으며 소수의 노인들과 아이들, 촌간부, 대량 농사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소수의 자영업자들이 마을과 땅을 지키는 상황이다. 심지어 어떤 마을은 단 한명의 조선족도 없다.

동북의 도시들은 그래도 조선족학교나 조선족단체가 중심이 되어 조선족사회가 형성되어 있다. 구성원들은 대개 공무원, 사업단위 간부, 국영기업 임직원, 경제인들 그리고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주류이다. 조선족인구의 감소로 조선족사회는 점점 더 위축되고 하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전반 조선족전통사회의 기반이며 후방이고 근거지다.

2010년 제6차 전국인구보편조사에 따르면 헤이룽장성의 조선족인구는 17만 9천명인데 1990년 제4차 전국인구보편조사에서 통계된 45만 4천명에 비해 절반이상이 감소되었다. 지린성의 경우 2010년에 조선족인구는 56만 8천으로 1990년 118만 3천에 비해 절반 밖에 안되었다. 랴오닝성의 경우 2010년에 13만으로 통계되었는데 1990년의 23만에 비해 반을 좀 넘어선 상황이다.

조선족의 인구가 1990년에는 총 192만3천인데 동북3성에 186만8천명 거주하고 있어 총인구의 97.1%를 차지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2010년에는 동북3성 인구가 87만 8천명으로 총인구 183만 9천명(자연 감소로 10년 사이 거의 10만이 감소됐다)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아직 통계가 없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아마 이보다도 많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음은 중국의 도시화와 경제활동에 따른 관내로의 대거 진출로 새롭게 형성된 조선족집거지와 조선족사회인데 이런 관내지역은 베이징, 텐진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를 중심으로 한 산동반도권,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권, 광저우, 선전을 중심으로 한 주강삼각주권이다. 지금 이런 관내권에 조선족인구는 대개 40만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세번째는 노무, 유학, 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해외진출하여 진출국에서 장기 거주하고 사업하면서 형성된 해외권(海外圈)이다. 조선족은 해외 많은 나라에 진출되어 있는 데 그중 중점지역은 바로 한국이다. 지금 한국에서 장기 거주하고 생활하는 조선족이 60만에 이르는 것으로 통계된다.

한국 다음으로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다. 이 3개 지역에 조선족이 각각 3,4만정도로 장기 거주하고 있다.

이런 해외권의 조선족들은 자신들의 집거지를 형성하고 서로 연계하고 협력하면서 새로운 조선족사회를 형성하였다.

2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새롭게 형성된 조선족사회의 이런 구조는 이미 안정된 기반을 형성하였고 사회적, 자연적 큰 변화가 없는 한,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하며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볼 때 각 지역의 조선족사회는 각자로서 장단점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체의 장점을 계속 발휘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조선족사회를 건설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첫째 전통집거지인 동북3성을 놓고 볼때 거주인구 감소에 따른 하강세를 어떻게 막느냐, 어떻게 현재 모습을 보존하면서 발전을 기하느냐 등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동북지역은 중국 조선족의 고향이고 근거지고 후방이다. 이곳은 조선족들이 장기간에 걸친 피나는 노력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제방면에서 아주 완비하고 든든한 기반조건을 마련했다.집을 놓고 말할 때 기초와 같은 곳이다.때문에 동북3성의 조선족사회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전반 조선족사회의 온정과 발전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동북지역은 이런 기반조건과 우세를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계속 이곳을 지키고 이곳을 건설하고 이곳에서 살도록 제방면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이다. 어떻게 동북의 전통집거지를 계속 보전하고 발전시키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 조선족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여야 할 중요한 사명이다.

둘째는 중국관내권인데 이곳들은 중국의 개혁개방의 진척에 따라 비즈니스가 계기가 되어 조선족들이 새롭게 터전을 만들고 가꾼 제2의 고향이다. 이런 지역들은 경제가 활약적인 연해지구나 대도시들인데 지금 이런 곳들은 수십년의 노력과 분투를 거쳐 경제를 기반으로 하여 조선족사회의 기본틀을 형성하였다.

하지만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단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치적, 문화적으로 기반조건이 많이 부족하다. 중국의 호적제도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 호적이 대부분 동북에 있는 이들은 그 지역에서는 외래인이다. 때문에 정치적으로 당당한 주인의식과 힘이 부족하며 정치적인 면에서 동북지구와 같은 자치구역(자치주, 자치현, 자치향 등)과 같은 든든한 기반을 형성하려면 아직도 멀다.

문화적으로도 조선족학교를 우선으로 신문, 방송, 출판, 예술 등 여러 면에서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민족사회의 기초인 학교가 급선무이다. 관내지역에 국립조선족학교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사립으로 베이징이나 칭다오에는 조선족학교가 설립되어 있고 또 한국인이 세운 국제학교가 있어 민족문화교육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이다.

민족학교가 없으면 진정한 민족의 후손을 양성하고 건전하고 튼튼한 민족사회를 건설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관내지역의 이런 교육, 문화시설의 부족은 정치적으로 지위가 있는 인사들이 나라의 민족정책을 이용하여 사명감을 갖고 민족사업의 일환으로 적극적으로 쟁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 다음은 동북3성 근거지의 지원을 받는 것이다. 동북지역의 분교, 분사, 분관을 세운다든가 혹은 폐교 위기에 이른 학교와 같은 것은 통째로 이전하는 방안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관내지역 조선족사회가 더욱 완벽한 기반을 갖추면서 전면적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다음은 해외권인데 규모를 이룬 것은 한국을 위주로 한 선진국들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런 곳의 조선족사회는 중국 조선족사회의 경제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조선족사회 전체가 오늘과 같은 발 빠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을 우선으로 한 해외진출이다. 물론 전통집거지의 해체, 동화의 가속화, 가정 파탄 등과 같은 사회적문제도 낳았지만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본다.

조선족사회의 해외권의 인구가 70만아 된다는 것은 전체 조선족인구의 삼분의 일을 웃도는 숫자다. 때문에 해외권의 조선족사회의 상황이 어떤가 하는 것은 조선족사회 전체의 발전과 양상에 아주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진출의 인원구성을 보면 주로 노무자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중국 조선족 농촌의 노동력이 집단이전을 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을 우선으로 해외권의 나라들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중국에 비해 앞서 달리고 있는 선진국이다. 때문에 현지사회의 선진문화를 힘써 배우고 소질을 계발하고 기능을 연마하여 그 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융해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래서 건전하고 희망찬 조선족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중국조선족사회 발전의 보충이 되고 연계인이 되고 선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여년의 세월 속에 조선족은 보다 나은 삶과 발전을 위하여 엄청난 진통을 겪고 변화를 가져오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금 세계는 초정보화시대, 첨단적인 네트워크시대, 고속 교통시대에 들어섰다. 위에서 제시했다시피 조선족사회는 문제점도 많고 어려움도 많다. 하지만 적극 협력하고 보완하고 노력한다면 조선족사회의 발전은 관성을 잃지 않을 것이고 더욱 바람직한 미래상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