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 전 연방하원의원

▲김창준 전연방하원의원

한국은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 요즘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범죄는 나날이 늘고 사회는 불안해져 간다고 들었다.

첫째, 한국은 사형제도는 있지만 과거 20년이 지나도록 사형을 집행한 적이 없다. 사람의 탈을 쓰고는 상상할수 없는 끔찍한 토막살인을 해도 사형은 없다. 심지어는 살인 현장에서도 천연덕스럽게 살인과정을 재연하고, 심지어 경찰에 끌려오면서도 희생당한 유가족을 향해 비웃으며 욕을 퍼붓는 극악무도한 살인마들에게도 사형은 없다. 이들은 사형 대신 종신형이지만 언젠가는 풀려 나올 수도 있다는 공포에 오히려 피해자인 유가족들은 항상 떨고 있다. 경찰들은 이들을 잡느라 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엄청난 세금을 써가면서 피나는 사투끝에 이들을 잡았지만 사형을 당하는건 아니고 언젠가는 또 풀려 나올 것이다.

사형집행이 있고 없는데는 끔찍한 범죄예방에 큰 차이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인간의 권리를 가장 존중한다는 미국에서도 일년에 수십명씩 사형을 집행한다. 살인마들은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있는 한 범행을 주저할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물론 세계의 여론이 사형은 잔인한 보복이라는 이유로 반대가 늘었지만 아직도 58개국은 계속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근래에 와서 오히려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도 끔찍한 연쇄 살인자들은 사형집행을 허용하는것이 어떨까하는 진지한 연구가 필요할 때가 왔다.

둘째, 집행유예(probation) 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꾸는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며칠 전 25억 원을 받고 군사기밀을 미국 군수업체에 팔아넘긴 전 공군참모총장에게 대한민국 대법원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어떤 언론에선 징역형이 확정됐다고 보도됐고 많은 국민들은 전 공군참모총장이 10개월 감옥살이를 할 것으로 믿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앞으로 2년간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조용히 있으면 10개월 감옥을 안가도 된다. 현재까지 집행유예기간 동안 다시 감옥에 갔던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다. 결국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이란 형벌은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서민들에게는 감옥형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주게 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식으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면 우선 10개월 징역을 살고 그 다음 집행유예 2년을 계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음은 잡범들이다. 예를 들면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린다던가 아니면 고급 외제 스포츠카로 야밤에 질주를 한다던가, 지식인들의 성추행, 노인과 부녀자를 상대로한 용돈 사기, 소매치기 등 비도덕적이고 창피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파렴치한들한테도 따끔하게 벌을 줘야지, 지금같은 200~300만 원 벌금형은 전혀 효력이 없다고 본다. 이들의 반복되는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선 소위 Judicial corporal punishment(곤장제도)가 필요하다. 이 제도는 한때 전세계에서 범죄를 처벌하고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써왔다. 1776년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군인들의 기강을 잡기 위해 백인 군인들까지 곤장을 100대까지 칠 수 있는 특권을 의회로부터 허락받았다. 하지만 곤장은 흑인 노예들에게 회초리를 휘둘렀던 야만적인 행동이라는 비난 때문에 이 제도가 미국에선 없어졌지만 300년이 지난 지금도 33개의 나라가 이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가 곤장제도를 도입하자 도시는 깨끗해졌고, 술 먹고 행패 부리는 잡범들이 자취를 감추자 곤장제도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1994년 미국 백인 청년인 마이클이 싱가포르에 사는 백인어머니를 방문하던중 중국인들을 얕잡아보고 짖궂은 장난으로 길에 주차된 차를 긁고 도로 표지판의 방향을 바꿔놓는 등의 행동으로 경찰에 잡혀 즉결심판에서 곤장 여섯대를 선고 받았다. 이 곤장이 어찌나 아픈지 의사 입회 하에 통상 3대 이상은 견딜 수가 없다. 6대를 맞으려면 1주일 간격으로 3대씩 맞아야 한다고 한다. 당시 미국의 여론은 이 야만적인 처벌을 비난했고 클린턴 대통령이 전화로 직접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봐달라”고 간곡히 부탁한 바람에 결국 곤장이 3대로 줄었다. 3대를 맞은 마이클은 그 후 미국으로 돌아와서 다시는 행패를 부리지 않는 모범적인 틴에이저로 변했다. 이를 본 미국인들 사이에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동안 압도적이었다.

다시 요약하면 극악무도한 살인범들에겐 사형제도를 집행하고, 그밖의 범죄에는 집행유예제도를 없애야 한다. 그 대신 내란선동 이석기에게 내린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과 똑같이 징역 9년에 probation(보호관찰) 7년을 더하는 방식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단순한 벌금형 범죄들은 벌금에다 곤장제도를 합치는 게 어떨까. 조만간 한국의 형벌 전문가들이 직접 싱가포르에 가서 곤장제도에 관한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