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잇따른 중국 동포의 엽기적인 살인 사건으로 충격을 받고 있다. 2012년 4월 수원 팔달구 토막 살인 사건 범인으로 검거된 오원춘(45)과 최근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 피의자로 체포된 박춘봉(55)은 모두 중국 국적의 조선족 불법체류자다.

이 사건은 정부의 출입국·불법체류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입증한다. 박춘봉은 위조한 신분증으로 중국 정부에서 여권을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여권에 적힌 정보는 모두 거짓이지만 법무부는 이를 탐지해내지 못했다. 현재 자국에서 신분증부터 위조하고 들어오는 불법입국자 앞에서 법무부는 속수무책인 셈인데 국민은 납득하기 어렵다.

박춘봉이 비자를 받은 과정도 절차가 허술했다. 중국 건국일인 1949년 10월 1일 이전에 태어난 1세대 동포에게는 별 검증 없이 90일 체류가 가능한 C-3비자를 내준다는 점을 악용했다. 박춘봉은 1959년생인데도 49년생인 것처럼 열 살이나 많게 신분증을 위조했는데도 한국영사관은 이를 적발하지 못했다. 영사관에서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이나 많다고 속인 박춘봉의 젊은 외모만 유심히 살펴보았어도 그의 위조 행위를 적발했을 것이라는 점은 통탄할 일이다.

박춘봉은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도 비웃었다. 10년의 체류 기간 동안 단 한 차례 적발됐다. 1998년 첫 입국 후 4년4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검거됐다. 2008년 말 다시 입국해 6년을 체류했지만 정부는 그를 잡지 못했다.

지금 국민은 제2, 제3의 오원춘·박춘봉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지 않을까 불안하다. 실제 불법체류자는 매년 증가해 올해 10월 말 현재 20만60명에 달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국민을 안심시키에는 역부족이다. 박춘봉 사건에서 보듯이 잠재적 중범죄자들이 제 집 드나들듯 한국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250명에 불과한 단속인력을 늘리고 불법체류자에 대한 일제단속을 실시하라. 동포라고 쉽게 비자를 내주지도 말아야 한다. 위조 여권 소지자는 입국을 원천봉쇄하라. 그동안 법무부 업무 라인에 있었던 자들의 책임도 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