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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시리아의 악연’과 IS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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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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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 한양대 교수·중동학

   

▲이희수 한양대교수 중동학

2014년 중동의 최대 이슈는 단연 IS(이슬람국가) 테러조직의 등장과 약진이었다. IS 확산의 본질적 배경은 오랜 전쟁으로 중동의 혼란 지역에 짙게 깔린 미국과 친미 정권을 향한 증오와 복수의 문화이지만, 터키의 잘못된 대시리아 정책도 한몫을 했다. 이는 3년10개월간 지속된 시리아 내전이 이라크의 정국 혼란이라는 호재를 만나면서 IS를 권력 소외자와 전쟁 희생자들의 복수의 화신으로 성장시키는 악의 온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터키가 IS 소탕보다 시리아 정권교체에 집착한 것은 반시리아 전선의 분열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터키와 시리아는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깊은 감정의 골이 있다. 수백년간 오스만튀르크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시리아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과 협력해서 오스만 제국의 멸망에 한몫을 했다. 같은 이슬람국가로서 시리아의 배신행위는 터키인들의 반시리아 정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양국관계는 터키가 22개의 댐을 만들어 시리아로 흘러들어가는 상류의 유프라테스강을 틀어막고 수량을 조절하면서 더욱 악화되었다. 생존권 위협을 느낀 시리아는 터키와 여러 차례 전면전 위기까지 초래하다가 양국 긴장은 1987년 수량조절 협정으로 초당 500㎥를 흘려보내기로 하면서 일단락되었다. 시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그 정도의 수량은 농지를 개간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고 수질도 악화되는 울며 겨자 먹기식 조건이었다.

이에 맞서 하페즈 시리아 전 대통령은 터키의 안보에 가장 민감한 아킬레스건인 PKK(쿠르드노동당) 무장세력 지원을 정치적 카드로 사용해왔다. 터키로부터 쿠르드 독립을 외치는 PKK 무장단체에 대한 군사원조는 물론 시리아 내에 훈련캠프를 제공하였고,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을 사실상 비호해 왔다. 1998년 터키는 시리아가 외잘란을 추방하지 않으면 당장 유프라테스의 강줄기를 잘라버리겠다고 극단적인 위협을 하기도 했다. 현재 외잘란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터키 감옥에서 터키 내 쿠르드 민병대들의 투쟁을 지휘하고 있다.

양국의 긴장된 관계는 2000년 하페즈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 바샤르가 새 대통령이 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터키 에르도안 정부의 이웃국가와의 “문제점 제로” 외교정책에 따라 시리아와 화해무드가 조성되었다. 그 결과 무역량이 늘어나고 시리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터키 동남부의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PKK의 활동도 상당 부분 약화되었다. 그러나 아랍 민주화 여파로 2011년 시리아에 내전이 발발하자 터키의 태도는 돌변했다. 내정 불간섭이라는 오랜 원칙을 깨고 바샤르 정권 붕괴에 올인한 것이다. 시리아 반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반군 지휘부를 터키 내로 끌어들였다. 나아가 130만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시리아 난민을 터키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실책이었다.

시리아는 내전 상태에 돌입하였고 4년을 앞둔 시점에서 아사드 정권은 갈수록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이란, 이라크 전선과 서방과 아랍, 터키 전선이 찬반축으로 충돌하면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그사이 아랍 왕정국가와 터키의 지원으로 급성장한 IS는 반군그룹에서 이탈하여 독자적인 극단 정치세력으로 국가 형태를 갖추며 중동을 더욱 혼미하게 만들고 있다. 1979년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막기 위해 미국이 지원했던 알 카에다가 지금은 미국을 괴롭히는 괴물이 되어 있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시리아 정권 교체에 대한 터키의 지나친 집착은 미국과도 전략적 충돌을 빚으며, IS 궤멸이라는 성공 목표는 더욱 멀어만 보인다. 10년 장기집권이 가져다준 터키 권위주의 정권의 오만함과 새로운 중동의 리더가 되려는 감성적 소영웅주의가 이런 패착을 두었던 것이다. 우리도 곰곰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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