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경 / 미주중앙일보 기자

흔히 하는 말 중에 “때와 장소를 가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말이나 행동이더라도 적절한 ‘때’가 있고 적합한 ‘장소’가 있다는 뜻이다.
‘때’와 ‘장소’를 잘못 맞추면 괜한 오해를 부르기 십상이다.
내달 4일 실시되는 미국 본 선거를 대비해 SV한인회(회장 신민호)와 SV한미봉사회(회장 최호선)가 지난 10일 SV한미봉사회 본관에서 선거 설명회를 개최했다.
‘18세 이상 미국 시민권자 한인’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는 ‘때와 장소’가 맞지 않는 엉뚱한 홍보도 곁들여져 참석자들을 의아해하게 했다.

행사에 함께한 SF총영사관 측이 참석자들에게 ‘재외국민 등록’ 홍보용 인쇄물을 배부한 것.
인쇄물에는 재외국민 등록 대상으로 외국에서 90일 이상 거주 또는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외국 시민권자 제외)’이라고 씌어 있었다.

영주권자, 유학생, 취업비자 소지자 등이 이에 해당된다.
관할지역내 한인들의 소재 파악과 안전 확보를 위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재외국민 등록은 공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미 시민권자’들에게 주류 선거에 꼭 참여해 미주 한인들의 권익을 신장하자는 취지로 선거 등록에서부터 투표용지 작성까지,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한 이 자리에서의 ‘재외국민 등록’ 홍보는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은 듯하다.

효과야 어떻든 무턱대고 홍보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지, 고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었을 홍보용 인쇄물을 아무 생각 없이 낭비하려 한건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무슨 일이든 때와 장소를 잘 가리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