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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농사는 천하지대본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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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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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덕 / 중국 연변일보 칼럼니스트

   
▲ 김인덕 중국 연변일보 칼럼니스트
자식농사는 천하지대본이다. 자식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야말로 자식농사의 기본이다.

얼마 전 연길시 하남에 위치한 교통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다가 3명의 청년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되었다.

청년 갑이 먼저 운을 뗐다. “어제 저녁에 3천원을 갖고 술 마시러 나갔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백 원도 채 안 남았더라” 헉, 3천 위안이 뭐 누구네 강아지 이름인가. 3천 위안이면 자그마치 샐러리맨들의 한 달 월급과 맞먹는데… 이번엔 청년 을의 말이 점입가경이다. “3천 위안이면 괜찮다. 전 번날 하룻밤 술값으로 4천 위안이나 ‘물’이 됐다.” 참, 맹랑한 놈들, 4천 위안이면 웬만한 가정의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액수가 아니더냐. 그런데 이번엔 현금인출기가 토해낸 두툼한 돈을 냉큼 받아 돈지갑에 넣던 청년 을이 한술 더 뜰 줄이야. “이 돈 5천 위안이면 우리 여섯이서 만천성 갔다 오고 연길에서 먹고 노는데 모자라지 않겠지.” 청년들은 무심하게 말을 흘려보냈지만 필자는 오금이 꺾였다. 청년들의 곁을 지나면서 슬쩍 곁눈질해보니 3명 청년 모두 25세 안팎의 새파란 청년들이였다.

은행 문을 나서면서 그들이 어떤 신분의 청년들일까 생각해보았다. 평일에 출근하지 않고 드라이브를 작정하는걸 봐선 출근족이 아닌 듯싶었다. 혹시 요즘 세간의 말밥에 오르고 있는 캉가루족, 니트족 혹은 “부유층 2세”, “관리층 2세”, “스타층 2세”, “이주보상졸부층 2세”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굴려보았다.

니트족은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근로의욕을 상실한 청년실업자들을 말하고 캉가루족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미의 배 주머니에서 자라는 캉가루처럼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요즘 다양한 형태로 부모들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일부 2세들은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진출을 꺼리는데 이들이 바로 캉가루족이나 니트족에 해당한다. 그들은 돈이 있으면 쉬고 즐기면서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넘기는 것은 약과요, 일부는 범법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는데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심각하다.

2010년 10월 16일, 하북대학캠퍼스에서 한 청년이 운전 중 길을 가던 두 여대생을 치어 1명이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청년기사는 피해자를 병원에 호송하기는커녕 뺑소니를 치려 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고차량을 에워쌌다. 그러자 청년은 운전석에서 시민들을 향해 “나의 아버지는 리강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리강은 바로 보정시공안국 북시구(北市区)공안분국의 부국장이였다.

2013년 2월 17일 밤, 중국의 저명한 성악가 리쌍강의 아들 리천일이 다른 친구 4명과 함께 북경의 모 호텔에서 양씨여성을 강간했는데 그들은 “부유층 2세”, “관리층 2세”, “스타층 2세”였다.

일전에 국가발전 및 개혁위원회의원 부주임 류철남(刘铁男)은 검찰부문의 심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저지른 탐오부패행위 가운데 많은 부분은 아들 류덕성과 관련 있다고 자백했다. 올해 29살난 류덕성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대량의 자금을 축재하고 고급스포츠카, 호화별장을 구매하였다.

캉가루족, 니트족들이 재빠르게 무리를 형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지난 세기 80년대 이후 태어난 외자식일대들이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면서 뚜렷한 세계관, 인생관을 형성하지 못한데 있다. 그들은 노동을 기피하고 안일을 추구하며 뚜렷한 목표나 전문지식이 부족한데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캉가루족, 니트족으로 전락한다.

캉가루족, 니트족이 늘어날수록 경제의 잠재성장력을 떨어트리고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부유층 2세”, “관리층 2세”들은 부정한 수단으로 손쉽게 목적을 이루는 반면, 사회 하층에 속하는 집단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 사회의 가치체계와 공평성은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자식농사는 천하지대본이다. 자식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야말로 자식농사의 기본이다. 또한 캉가루족, 니트족 문제는 단순한 청년실업 차원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취업을 적극적으로 권장, 지원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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