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유지와 친족들이 주도, 본지와 민단창설에도 공헌

세상에 의(義)를 널리 알린 사람을 의사라고 한다. 그렇게 불리는 사람도 드물다. 독립운동가 원심창씨는 재일동포로서는 최초로 의사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원심창씨는 본지 통일일보의 창간을 주도했고 민단 중앙단장을 역임하는 등 젊은 시절에는 독립운동을, 장년기 이후에는 통일운동에 전념했다. 이러한 원심창씨의 업적을 재평가하여 유지(遺志)를 후세에게 전달하기 위해 ‘원심창의사 기념사업회’가 발족했다.

원심창씨의 유지를 계승하기 위한 사업회는 원씨의 고향인 경기도 평택시의 유지들과 원주 원씨총친회가 선두에 서서 결성되었다. 사업회는 10일 오후, 평택대학에서 정식으로 발족했다.
창립식은 사업회가 주최하고 민단과 통일일보등이 후원 단체로 참여했다.

10월 10일은 상해(上海)에서 발생했던 육삼정의거(주중공사 유길명(有吉明) 암살미수사건. 1933년)의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던 원씨가 나가사키(長崎) 형무소에서 13년간 옥중생활을 마치고 출옥(1945년)한 날이다.

▲ 원심창 생전 모습.

사업회는 창립 취지로 3개 항목을 내세웠다. ▲ 원의사의 민족정기를 확립하고 평화통일 정신을 유지·계승할 것 ▲ 원의사의 정신을 되새기기위한 학술·시민교육사업을 추진할 것 ▲ 원의사가 추구했던 자유공동체 정신의 현대적 의의를 실천할 것. 이 설립취지는 전원일치로 찬동 되었다.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는 7·4남북공동성명(72년)의 기념행사와 1971년 동일에 사망한 원씨의 추도식에서 동씨의 평화통일 정신을 기리는 사업이 계획되어 있다. 또 육삼정에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비추기 위해 관련 자료의 출판을 결정했다.

10일 창립식에서는 원씨의 생전의 모습을 술회할 곳도 준비되었다. 민단중앙의 정해룡(丁海龍)상임고문은 ‘선생은 신념을 굽히지 않으셨던 분으로 1955년 북한당국(당시 남일(南日)외상)이 남북통일을 호소하는 문서를 재일동포 사회의 각계각층에 보냈던 때였다’고 회고 하면서 ‘당시, 선생은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해야 한다는 몇몇 분과 함께 남북통일협의회를 결성했다’고 했다. 또 정고문은 ‘이후 통일일보의 창립을 주도하였고 통일을 열망하는 젊은이들에게 호소하며 재일동포 사회의 통일운동을 주도 했다’고 덧붙였다.

군인회의 이봉남(李奉南)회장은 ‘원심창씨의 활동은 일본인 부인이 도쿄 신주쿠에서 새꼬치구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지원했다’고 했다. 당시 ‘조선건국촉진청년동맹’(건청)에 참가했던 군인회의 박봉민(朴鳳珉)부회장은 ‘원씨는 점잖은 사람으로 젠틀맨이었다. 주제넘게 나서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윤봉길의사의 묘를 찾았을 때는 지역 주민들에게 장소를 묻는등 강인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원씨는 1906년 평양에서 출생해 일본 식민지 시대 초기에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에 참가했고 일본과 중국 등에서 아나키스트 활동가 박열(朴烈), 이강훈(李康勳), 백정기(白貞基), 유자명(柳子明), 신채호(申采浩), 이회영(李會榮)등과 동지가 되어 일본의 식민지지배에 대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971년 7월 4일에 사망하여 동월 재일한국인사회장에서 ‘의사’ 칭호를 받았다. 한국정부는 1977년 고인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한편, 기념 사업회는 10일, 초대회장에 최창섭(崔昌燮) 서강대 명예교수(72세)를 선출하는 등 임원 인선을 마쳤다.
 

통일일보 이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