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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사할린동포의 국적확인 소송 판결의 의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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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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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9일 서울행정법원은 ‘무국적 사할린동포의 국적이 대한민국임’을 밝히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과 관련해 그동안 국가를 상대로 이 소송을 제기해 온 지구촌동포연대(KIN)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일제 강점기와 분단의 역사적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 온 사할린동포에 대한 역사적 인권적 차원에서의 국가로서의 마땅한 조치”라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소송 판결에 대한 논평을 내 놓았다. 다음은 KIN과 민변의 논평 전문이다. -편집자 주.


                                  < 지구촌동포연대(KIN) 논평 전문 >

이번 국적 확인 소송의 판결은 70년 망향의 한을 품은 사할린동포를 향한 첫 걸음이다.

2010년 관련 변호사들이 사할린을 방문한지 4년여 만에, 소송이 시작된지 2년 여만에 나온 판결이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사할린 한인의 귀환문제는 일본에게 1차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한국정부는 일본의 책임을 강조한 채 그동안 방치되어 온 사할린 한인들에 대한 보살핌은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사할린 한인 중 무국적자들에 대한 귀환문제만큼은 그 책임에서 한국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무국적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거쳐 우리 국민으로서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무국적자들의 귀환문제 뿐만 아니라 사할린 현지에서 재외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취해야할 조치들도 포함된다. 또한 강제 동원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정부는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국회 역시 이번 판결을 뒷받침 할 후속조치들을 위해 관련법의 제정과 정비를 시급히 해야 한다. 현재 사할린 한인관련 법안 2개가 국회에 계류중이다(제정법안 1건, 개정법률안 1건). 이 두 법률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사할린 동포들의 호소에 침묵하고 방임해온 국가의 태도에 대한 경종이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할린 한인의 인권상황에 대처하라는 주문이다. 이는 최근 사법부가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미청산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결단과 해결의 의지를 촉구한 판례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겠다.

게다가 최근 일본의 극우편향의 움직임 등을 배경으로 한-일 양국 모두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설정을 요구받고 있다. 한일협정이라는 구체제의 앙샹레짐을 극복하기 위한 미래를 내다보는 외교는 시대사적 요청이 되었다.

외교부와 국회는 이러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여 사할린 동포들의 호소를 포용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더불어 과거사 극복을 통해 새로운 한일 간의 미래관계를 설정할 외교에 나서야할 것이다.

2014년 6월 26일
지구촌동포연대

 

 

                                          < 민변 논평 전문 >

사할린 동포의 국적에 관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2년여의 긴 소송 끝에 서울행정법원은 무국적 사할린 동포의 국적이 대한민국임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무국적 사할린 동포들은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되어 사할린으로 이주하여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 채 무국적자로서의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러나 국적법상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인바 무국적 사할린 동포인 원고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소송 과정에서 피고인 대한민국은 무국적 사할린 동포의 국적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막기 위해 줄곧 소 각하를 주장했다. 국적판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소를 제기할 수는 없으며 지금까지 원고는 국적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대한민국은 조국에 대한 기대나 희망조차 가질 수 없던 이들에게 계속해서 침묵할 것을 강요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설시한 바와 같이, “국민은 귀화 등 후천적인 사유에 의한 국적취득이 아닌 한 헌법과 국적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출생과 동시에 당연히 국적을 취득한다. 따라서 헌법과 국적법이 정하고 있는 국적취득 요건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대한민국국민에 해당하는 것이지, 반드시 행정부가 그를 국민으로 판정하여야만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서울행정법원은 “헌법과 국적법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헌법 전문, 제2조 제2항, 제1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의무 및 기본권 보장의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였다.

이번 판결은 무국적 사할린 동포의 국적이 대한민국임을 확인하는 최초의 판결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러나 사할린 동포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되어 사할린으로 이주한 동포는 4만 3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도 귀환하지 못하고 사할린에 방치된 채 살아 왔다.

정부는 이후 영주귀국사업을 실시해 왔지만 그 대상을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어서 고국에 돌아오고 싶어 하는 동포들이 아직도 많이 사할린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강제징용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절한 정착, 생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사할린 동포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는 아픈 과거를 바로 잡고 사할린 동포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귀국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도록 지원해야한다. 또한 이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임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보호 의무를 다하기 위한 절차와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4년 6월 23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위원장 박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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