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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때문에 재일민단-상의 통합 합의 무산 위기- 민단 "사과문 보내야 통합" vs 상의 "합의서에 없던 요구는 부당"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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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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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통합에 합의했던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단장 오공태)과 일반사단법인 재일한국상공회의소(상공회의소·회장 박충홍)가 사과문 문제를 놓고 다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오 단장과 박 회장, 김진식 전 도쿄 총영사가 지난 2월 3일 주일대사관 청사에서 통합에 서명한 지 20일 현재 106일이 지났으나 민단 측이 최종합의서에 없는 상공회의소 측의 사과문을 요구해 합의가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민단은 제명 조치를 당한 상공회의소 측 인사들이 "갈등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고, 이를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보내야 통합에 응한다는 새로운 요구조건을 들고 나왔다.

오공태 단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너무 심해 지금 대사관과 대화하며 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면서 "상공회의소 측에서 제명자들로부터 사과문을 받아 대사관에 넘기면 감찰위원회에서 통합을 허락한다는 것이 중앙위원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공회의소 쪽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충홍 회장은 "합의서 그 자체가 사과의 뜻을 담은 것인데도 개인적인 모욕을 주는 요구조건을 새롭게 들고 나온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 단체의 싸움은 2005년 시작됐다. 상공회의소는 원래 민단 산하단체였지만 내부에서 갈등이 불거지면서 분규를 빚다가 2011년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일반사단법인을 취득하면서 민단과 갈라졌다.

보다 못한 주일대사관이 중재에 나섰으나 양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꺾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법인으로 독립한 상공회의소와 민단이 산하에 새로 만든 상공회의소를 분규 단체로 지정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24일 대사관의 중재로 다시 만났다. '통합한다'는 기본합의서를 채택했고, 4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합의서를 도출한 뒤 2월3일 서명했다.

최종합의서에 따르면 상공회의소는 민단이 반(反)민단 조직 지정, 임원들에 대한 제명, 정권(停權) 조치를 해제하는 대로 민단 산하단체로 복귀해 분규 이후 민단이 새롭게 만든 상공회의소와의 통합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민단은 관계법령에 따라 통합된 상공회의소의 자주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상공회의소도 민단의 강령 및 규약을 준수하기로 했다.

상공회의소는 민단을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을 취하하고(2월 19일), 민단도 같은 날까지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어 상공회의소를 상대로 한 반민단 조직 지정, 제명, 정권 조치를 즉시 해제하기로 했다.

두 단체는 원활한 통합 작업을 위해 2월 말까지 5∼7명으로 구성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고, 4월 말까지 통합 총회를 개최해 명칭 사용 및 집행부 구성 절차를 완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합의한 내용은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상공회의소 측은 고소·고발을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서명해 대사관 측에 일임하는 등 통합 조건을 이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2월 19일 열린 민단 중앙위원회에서 불거졌다. 일부 중앙위원들이 강하게 불만과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통합을 위해 개최한 회의장이 집행부와 상공회의소 성토의 장이 되고 만 것이다.

"이 문제에 대사관이 왜 관여하느냐", "상공회의소는 민단을 약체화시키려는 적성 단체다", "오 단장이 대사관의 압력을 받아 서명한 것 아니냐", "최종합의서를 백지로 돌리고 싶다"는 등의 반발이 터져 나왔고 이 과정에서 제명당한 상공회의소 측 인사들의 사과문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김용길 도쿄 총영사는 "양쪽의 입장을 조정하며 중재하고 있으므로 통합이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통합을)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오 단장도 "골치가 아파 죽겠다", "진짜 어렵다"라고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쉰 뒤 "본국에서도, 재일동포사회에서도 민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상반기 안에는 꼭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주일대사를 지낸 한 인사는 "합의 사항이 못마땅하다고 해서 대한민국 전권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한 합의 내용을 못 지키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오 단장이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민단도 이제는 일본의 정식 단체로 등록하고 세금도 내는 등 법적·제도적 조치를 단행할 때가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민단이 자생력을 기르고 상공회의소도 민단에 지원금을 내는 등 서로 협력해 재일동포사회를 잘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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