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들의 성금으로 구입했지만 매각될 운명에 처한 뉴욕한인커뮤니티센터.

단체 이름으로 융자 못 받자 변칙 거래
건립위 이사회는 갈등 끝 3년 만에 해체

자금난에 제 기능 못하고 임대주택 전락
모기지·대여금 등제하면 전액 반환 불가

[뉴욕 중앙일보 =신동찬 기자] = 예견된 결과였다. 28일 매각 계획이 발표된 뉴욕한인커뮤니티센터(KCCNY)는 매입 단계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명확한 운영자금 조달 계획도 없었다. 매입과 운영·관리까지 주축이 됐던 건립위원회 이사회는 내부 갈등을 겪으며 출범 3년여 만에 해체됐고 극소수 이사만 남아 건물을 이끌어왔다.

이러한 악순환을 거치면서 KCCNY는 결국 매입 8년 만에 매각이라는 최악의 수순을 밟게 됐다.

◇무리였던 건물 매입

KCCNY는 비영리단체다. 그러나 건물 소유주는 당시 기부금을 낸 건립위 이사 중 한 명이었던 최영태 씨로 돼 있다. 비영리단체가 개인 명의로 건물을 매입한 것이다.

애초에 면세 혜택을 받는 비영리단체와 개인 건물주 사이의 불투명한 자금 거래의 불씨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최 씨 명의로 건물을 매입하게 된 건 비영리단체인 KCCNY가 모기지를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115만 달러였던 건물을 매입하려면 동포들이 모금한 60여 만 달러 외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했지만 KCCNY가 새로 출범한 비영리단체로 크레디트가 부족했고, 이를 보충할만한 보증인이 없어 융자받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씨는 “당시 이사회에서 모기지 문제 때문에 나에게 (매입을) 부탁했고,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초기 융자금은 71만2500달러. 지금은 7만여 달러를 갚고 64만 달러가 남아 있는 상태다. 최 씨에 따르면 그동안 운영자금 부족에 따라 건물 관리 비용 등으로 투입한 사비가 11만 달러에 이른다.

건립위 이사장을 지낸 배희남 씨도 건물 보수비용으로 12만7000달러를 대여금 형식으로 내놨다는 게 최 씨의 설명이다.

◇성금 돌려받을 수 있나

플러싱 파슨스블러바드와 베이사이드애브뉴 코너에 위치한 KCCNY는 지하 1층과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연면적 8800스퀘어피트 규모의 1가구용 주택이다.

한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건물의 예상 매매가격은 120만~130만 달러 수준이다. 130만 달러에 매각된다고 가정하면 모기지 64만 달러를 제하고 66만 달러가 남는다.

그러나 최 씨는 그동안 본인과 배씨가 들였던 사비 약 24만 달러를 돌려받겠다는 계획이다. 그 돈을 제하면 40여 만 달러가 남게 되며, 여기서 다시 매각 경비를 제하고 남는 돈을 한인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 최 씨의 방침이다.

최 씨에 따르면 현재 이 건물에는 방 8개에 유학생들이 입주해 있으며 한 달 평균 렌트 수입은 4500달러 정도다. 이 돈으로 한 달 모기지 페이먼트는 낼 수 있으나 전기·케이블 등 각종 유틸리티 비용 2000달러는 최 씨가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KCS, 한때 매입 검토

뉴욕한인봉사센터(KCS)는 지난 2007년 이 건물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김광석 KCS 회장은 “당시엔 모기지 문제를 해결한 뒤 거처가 없는 노인들이나 긴급하게 숙소가 필요한 노숙인 등을 위한 센터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 방안을 타진했었다”며 “하지만 당시 KCCNY의 운영을 맡고 있던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