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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오/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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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오/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
경험에 따른 개인 소견일 따름이다. 또 사례가 여성들이지만 남성은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미국과 호주에서 과거 이래저래 만나 대화를 해본 중년과 노년의 백인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학력으로 말하면 대개 우리 쪽보다 낮다. 그러나 공공문제에 대하여 말해 보면 대부분 우리 여성들보다 아는 게 많고 세상을 보는 눈도 건전하다. 그들은 상대가 무슨 말을 시작하면 끝까지 듣는다.
우리의 모임은 어떤가. 저명한 교수님, 밥 사는 회장님, 신성한 목사님 정도가 아니라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하고 있어도 몇 사람 자기들 끼리 잡담을 하는 일도 흔하다. 이 점 백인들이 대체적으로 우리보다 예의가 있다고 봐진다. 토론 때는 자기 말만 하지 않고 상대가 말 하도록 권한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건가? 흔히 하는 대로 문화의 차이라고 말한다면 맞다. 그러나 좀 더 깊은 설명을 하겠다면 학교 교육과 사회화 교육 (socialization)의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만해도 사회화란 용어를 잘 듣지 못했다. 아무래도 그 후 해외에서 정치학, 사회학, 사회심리학, 아동심리학 등을 공부한 학자들이 옮겨왔다고 믿어진다. 사람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요구되는 바람직한 행동 양식을 배우게 되는 과정이라는 게 그 개념 규정이다. 우리들 가운데 정상이 아닌 행동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일단은 잘 못된 사회화 과정의 결과이다.
사회화를 담당하는 주체로서는 부모, 학교, 교회, 친척과 친구, 대중매체 등을 드는 게 보통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점은 학교 교육은 우리가 일생 동안 배우게 되는 넓은 지식과 행태 가운데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한 예로 대중매체를 들어보자. 대중매체 가운데 깊은 사회 지식을 전달해 주는 수단으로서 책만한 게 없다. 일생 동안 독서를 해온 사람과 대학을 나온 후에는 책과 담을 쌓는 사람 간에는 큰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학교 교육을 보통 지식교육과 인성교육으로 나눈다. 인성교육에는 물론 매너와 교양과 인간성 등 바람직한 인격의 배양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이 학교 교육이 일류대학 입시나 취업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질 때 학교가 맡는 인성교육은 별 볼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의과와 다른 많은 자연과학 분야의 학생들은 전문지식 습득에 집중하다 보면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는 공부는 전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고학력이 폭넓고 건전한 사회 지식과 바람직한 인격 형성에 기여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요즘 추세는 모르겠다만, 우리 때만 해도 법과대학 4년을 고등고시 준비로 보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을 나온 후에도 짐을 싸 절에 들어가 3수, 4수를 준비한 사람들이 많았다. 육법전서를 달달 외울지 모르지만 건전한 인격과 건전한 사회에 대한 인식이 가능하겠는가? 높은 교육 배경과 고위직을 자랑하면서도 인격은 형편없을 수 있는 이유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2011년 6월 25일자)지는 고학력과 경제발전이 성숙된 민주주의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 조사 결과들을 소개하였다. 많이 배운 사람은 이지적인 게 보통이다. 이지적인 사람이 자기이익을 더 챙길 공산이 크다. 그래서 자기이익이 보장되는 권위주의를 더 옹호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하버드 등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박사를 한 한국인 수재나 고시파들이 독재정권을 떠받든 사례들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는 이야기이다.
글의 요점을 말해보겠다. 우리는 과거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이 말을 이제는 우리 민족과 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그저 교육이 아니라 사회화 교육이 중요하다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학교나 입시 학원교육으로는 직업 및 전문 교육은 몰라도 민족과 나라를 살릴 수 없다.
사회화의 주체를 부모, 학교, 교회, 친척과 친구, 대중매체라고 한 개념규정과 관련 다음 두 가지 지적을 남기고 싶다.
첫째로 우리는 오늘의 청소년 문제나 사회 병패를 잘 못된 가정교육으로 쉽게 돌린다. 가정교육은 부모가 한다. 그런데 한 미국의 저명 학자(홀랜더, 1971)의 말 대로 오늘의 부모는 대중매체, 즉 언론(Modern parents are the mass media.)이다. 아이들과 학생들이 텔레비전과 다른 동영상과 메시지(예컨대 스마트폰을 포함한 SNS)를 보면서 보내는 시간을 봐도 실감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전체 그림은 아니다. 그 외 많은 변수가 상승 작용을 일으키므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로 해외 한인사회에는 한글학교를 빼놓는다면 우리 대로의 교육 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반면 이와는 비교가 안되게 교회가 많다. 교회가 신앙에 더하여 사회교육을 맡아야 할 이유이다. 불행하게도 교회에서 그런 논의를 들어보지 못한다. 그저 ‘잘 믿으면 안될까요?’가 모범 답안이 아닌가 싶다. 사회가 그리 단순하지 않은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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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4.26 금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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