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일보 <시론> / 홍형(洪熒) 논설주간 ]

한일관계가 험악하다. 이렇게 까지 악화될 필연적인 이유는 없었는데 이렇게 되었다. 어떻든 양국관계는 금후,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이미 잊을 수 없는 심한 불신의 기억과 경계심이 서로에게 남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과제를 않고 있는 민단이지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대처할까. 이것을 표명할거라고 생각했던 민단 신년회(1월9일)에서는 긴장감도 나름의 각오도 비전도 볼 수 없었다. 동아시아의 거대한 현상 변경의 움직임도 험악한 한일관계도 민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 같았다.

신년회에서는 ‘지방참정권획득’까지 다루어졌다. 지금 그런 문제를 이야기할 분위기 일까. 신년회에는 대한민국의 국시를 부정하는 정당의 의원까지 초대를 받았다. 민단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을 기대하고 그들을 초대한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민단은 생활인 단체를 자임하고 있다. 생활인 단체라는 자기규정은 민단의 창단정신과 전통적인 의무나 책임, 목표로부터의 도피이다. 도망치는 자세는 조직을 위축시킨다.

민단중앙위원회가 다음 주(2월19일)에 개최된다. 산하단체인 청년회와 한상련이 일본국적자를 간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규약을 개정한다고 한다. 청년회와 한상련은 소위 민단의 미래이고, 기둥이다. 물론 당사자가 결정할 문제지만 옆에서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 단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국적자를 받아들이기 이전에  다른 방안도 다 해본 것일까. 뉴커머나 조총련계 동포의 획득방안은 시도했는지?
시도해 본적이 없다면 결국은 ‘일본국적자가 보다 가깝고 마음이 편하다’는 것인데, 이것이 민단이 지향하는 방향인지 기본적으로 일본화 된 것을 의미한다. 뉴커머 등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것은 무관심 때문일까, 차별 때문일까.

민단은 ‘3‧1절’이나 ‘8‧15’ 행사를 중요시한다. 그러면 식민지하에서 독립운동을 한 선조들이 지금의 민단을 보면 뭐라고 할까? 3‧1절과 광복절을 단순히 의례적 또는 위선적인 행사로 하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식민지보다도 비참한 100년 이상 노예상태에 있는 북한 동포의 해방에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 북한 동포의 해방을 방해하는 ‘종북 원조’ 조총련조직을 소멸시켜 조총련계 동포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자유를 향유할 권리는 자유를 지키고 확대시킬 의무를 다했을 때 유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통일국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해방이 시대정신이 되어야만 한다. 북한해방이야말로 대한민국에 남겨진 뉴 프론티어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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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회문제가 떠들썩하다. 이 사태는 민단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모아놓은 듯한 인상이다.
우선, ‘제명처분’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관계자 몇 사람의 개인적인 욕망과 집착 때문에 사태가 악화되었다. 대사관의 중재를 경시하는 오만한 사람도 있다. 평소에는 본국의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럴 때 정부를 멸시하는 거만함에 놀랄 뿐이다.

사물화를 노리지 않는다면 이미 민단을 대표하는 중앙단장이 중심이 되어  타협과 관용으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민단 단원이 아닌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사심을 버리고 중앙단장과 대사관의 중재를 존중해야만 한다.

인간은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곤란과 반목을 극복할 수 있다. 커다란 목표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 분쟁이 발생한다. 민단은 단원에게 목표와 비전을 제시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꿈을 말할 수 없는 사람, 조직을 성장시킬 수 없는 사람은 유능한 인재에게 기회와 권한을 양보해야만 한다.

민단도 조직 운영에서 실패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풍토가 필요하다.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은 이름을 공개하자. 한국도 일본도 훈장은 은퇴 후에 받는 것이 일반적이고 명예 뒤에는 후진을 지도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민단에서는 왜 이러한 상식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