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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교육 - (2)- 감투에 연연 않는 지도자가 그립다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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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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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오 / 호주 한국일보 편집고문 ]

 

   
▲ 김삼오 / 호주 한국일보 편집고문

지도자라는 말은 가치관이 듬뿍 담긴 말이어서 조심해서 써야한다. “저 사람은 지도자감이 못 돼”할 때는 벌써 그 사람의 인격이 거론되고 있다. 대중의 존경을 받을만한 훌륭한 인격자인가의 여부이다. 바로 가치의 판단이다.

대통령, 여당 당수, 국회의원, 장관, 차관, 참모총장, 판검사, 은행장, 연구소장, 대사, 그 외에도 권한을 갖는 그 많은 기관과 위원회의 장(長)들은 이른바 그 사회에서 지도적 인사이다. 정치 지도자, 사회 지도자, 종교계 지도자, 문화계 지도자, 교육계 지도자라고 부르지 않던가.

그러나 이때의 지도자는 권력과 그 연장선에 있는 사회 계층 구조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 때문에 영향력을 갖는 사람이지, 인격이 고매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고위 정치인, 고위 관료 가운데는 인격과 자질로 봐 평민보다 아주 못한 사례가 더 많다. 한국에서 국회인사청문회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대적으로 노출되는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양상을 생각해보라.

한국의 민초들이 선거운동을 ‘감투싸움’이라고 부른다든가 “위에 있는 자들이 모두 도둑놈이다”와 같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 앞에서 머리를 숙인다면 필요에 따라 하는 아첨이지 존경심의 발로는 아니다. 위에서 지도자란 말을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한 이유이다.

미국의 사회학은 일찍 지도자의 개념을 형식적 지도자(formal leaders)와 비형식적 지도자(informal leaders)의 두 유형으로 나눴다. 바로 그거다. 전자는 개인의 인격과 자질과는 관계없이, 앞서 든 대로 공권력인 때는 물론, 민간 부문에서 마저 대다수 서민의 행, 불행을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힘 있는 자들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권한을 주면 나도 할 수 있다”와 같은 말들을 하지 않던가. 자리를 차지한다는 의미에서 나는 그들을 ‘제도권 지도자’라고 부른다. ‘비제도권 지도자’는 물론 직함이 없이 그와 같게 또는 그보다 더 큰 역할을 갖는 인물이다.

왜 나는 이런 딱딱한 제목으로 글을 쓰는가? 오늘 우리 민족이 겪는 난세(亂世)는 제도권 지도자는 너무 많고 비제도권 지도자는 너무 적은데서 오는 비극이다. 너무 거창한 비유가 되겠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오늘의 개념으로 봐 위대한 비제도권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 직함 하나 없이도 그 많은 사람이 따랐고 지금까지도 그렇지 않은가. 과거 조선시대 때도 벼슬을 마다하고 초야에 묻혀서 후세에 업적을 남긴 비제도권 지도자인 선비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 정신적 지도자가 우리 주변에 많을 수는 없지만 단 몇 명이라도 있어 실천으로 꿋꿋하게 대중에게 모범을 보여준다면 우리 민족과 사회가 지금과 같이 혼탁하겠는가.

제도권의 자리에는 대개 달콤한 이권이 따른다. 따라서 그 자리에 연연할 때 정직할 수가 없다. 권력은 썩는다고 하지 않던가. 누구라고 이름을 대면 금방 안다. 내가 평소 글을 읽고 존경하던 한 분이었다. 어느 굵은 자리에 앉더니 달라졌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우리 민족의 명언이 있다. 문제는 한국인들이 이 때 이름을 관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죽만도 못한 이름을 남긴 고관대작이 얼마나 많은가.

오늘 비제도권 지도자의 멸종 아니면 멸종 위기는 굵직한 직함을 갖지 않으면 언론과 국민이 쳐다봐 주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있다고 본다. 종교인, 비종교인 할 것 없이 큰 직함을 주렁주렁 여러 개 차야 하는 것은 그래야 지도자 반열에 오를 수 있어 그럴 것이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여기 한인들은 평민주의(egalitarianism)로 널리 알려진 호주에 살고 있다. 우리들만이라도 직함에 찌든 시각을 바꿀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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