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의회를 방문한 ‘기슈광산의 진실을 밝히는 모임’의 관계자들이 경북도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송필각 도의회 의장, 김창숙 도의원, 사토 쇼진, 홍진규 도의원, 재일교포 김정미 씨)

재일교포와 일본인으로 구성된 ‘기슈광산의 진실을 밝히는 모임’ 은 25일 일본 미에현 구마노시에 있는 강제징용 희생자 추모 터를 경상북도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단체의 관계자인 김정미 씨와 사토쇼진 씨는 2월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경북도의회 등을 방문해 추모 터에 대한 기부 의사를 이 같이 밝혔다.

‘기슈광산의 진실을 밝히는 모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기슈광산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희생된 한국인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결성된 단체로, 1997년 2월 결성된 이후 일본의 역사학자와 시민․재일교포 등 25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기슈광산은 총알을 만들기 위해 구리를 캐내던 광산으로 이시하라산업이 1938년부터 1978년까지 운영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한국인 1,300여명이 이곳으로 끌려가 혹독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당시 이시하라 산업이 1946년에 작성한 명부에는 729인이 기록되어 있으며, 강제 연행된 사람은 강원도 545명, 경기도 97명, 경북도 63명 등이고, 확인된 희생자만 35명이다.

이 단체는 2008년 구마노시와 이시하라산업에 추모비 건립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부지를 직접 사들여 2010년 3월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 공간을 만든 바 있다.

그 후 미에현과 구마노시가 추모 터에 대하여 ‘공공성이 없는 사유지’라며 부동산 취득세 2만 6,300엔과 고정자산세 1만 6,200엔을 각각 부과하자, 이 단체는 즉각 ‘부당과세 철회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 법원은 미에현과 구마노시의 손을 들어 주어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에 있다.

경북도의회는 ‘기슈광산 강제동원 희생자 진실규명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당시 강제징용관련 진상규명 요구와 추모비 부지에 대한 과세철회 결의문을 미에현과 구마노시에 전달한 하는 한편, 현재 안동・군위에서 거주하고 있는 희생자 후손에 대한 법원 증인 신청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한편, 2월 24일 경북도의회 방문에 앞서 ‘기슈광산의 진실을 밝히는 모임’의 일원으로 방한 한 일본인 사토쇼진(역사학자)씨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명시된 고지도(古地圖)를 동북아역사재단 독도문제연구소에 기증하기도 했다.

송필각 경북도의회 의장은 “일제 때 기슈광산에서 강제노역으로 시달리다 희생된 한국인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감사함을 표시하고, 경북도의회 차원에서 미에현 등에 과세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추모비 터의 공유화를 위해 경북도와 협의하여 취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