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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교육 - (1)가치관이 밥 먹여 주나?
김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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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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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오 / 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 김삼오 / 호주한국일보 편집고문

‘가치관’이란 말은 먹물 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쓰는 말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없는 개념이다. 사례를 들지 않으면 마음속에 얼른 와 닿지 않는다. 가령 가치관은 “삶 가운데 무엇을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좇을 것인가에 대한 각 개인의 판단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이 문제를 안고 살게 된다.” 이건 내가 만들어본 개념 설명인데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부자가 못 되더라도 정직하게 살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이것은 우리가 칭송해야 할 가치관이다”라고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좀 더 빨리 와닿지 않을까.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인생관을 가지고 산다면 이것 또한 가치관이다"라고 덧붙힌다면 역시 그렇다.

정직한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과 남녀관계에 대한 태도는 별개이지만 두 가지 모두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가치관이다. 이렇게 볼 때 가치관의 레퍼토리는 우리의 생활만큼 넓고 다양하다.

나는 왜 한가한 가치관 이야기를 글 제목으로 할까? 가치관이 밥 먹여 주나?

지금의 우리 한민족(대한민국과 북한의 국민, 해외동포 모든 해외 한인들은 같은 배에 탄 코리안이다. 불행하게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는 우리의 손이 미치지 못한다만)이 가장 먼저 비로 잡아야 할 것이 도의와 윤리라는 가치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못하고는 민족정기(民族精氣)를 살릴 수 없고, 다른 걸 잘해도 세계적으로 1등 국가와 1등 민족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컬하게도 다른 분야의 가치는 가르치면 실천으로 옮겨지기 쉬운데 도의와 윤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 배운 도의와 윤리는 실천으로 옮겨지고 어떤 조건에서는 그렇게 안 되는가?

도의와 윤리를 배운 대로 실천하면 응당한 보상(reward)을 받는 사회가 있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람들은 배운 대로 실천할 것이다.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반대의 경우는 바르게 살면 손해 보는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배운 대로 실천할 리가 없다. 결국 윤리 도덕은 교과서가 아니라 사회가 가르친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사회교육 치고 언론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언론은 사설과 교훈적인 글과 말을 매체에 실어 대중을 향하여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옳은가를 매일 같이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그 위력은 올바른 인물보도만큼 못하다. 언론은 우리 사회가 어떤 사람을 대접하는가에 대한 풍향계인 셈이다. 그 교육 효과가 더 큰 것이다.

언론이 진정 도의와 윤리에서는 모범이 아니어도 직위가 높다고 해서, 돈이 많다고 해서 관운이 좋은 사람, 출세한 사람, 존경 받을 사람으로 내세우면 가치관의 혼돈이 오게 된다.
그렇다면 언론인은 기사를 쓰면서 ‘저명인사’ ‘VIP’ ‘큰 사람’ ’거물’ ‘명사’ ‘인재’ ‘엘리트’ ‘덕망 있는 인사’와 같은 말을 조심해서 써야 할 것이다. 미국이나 호주 언론에 비하여 한국 언론은 이 점에서 빵점이다.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 부재와 고위직에 대한 불신은 오늘 한국사회의 특징이다. 한국이 잘 살게 되었다지만, 안정과 평화보다 혼란을 더 겪는 것은 이와 분명 관계가 있다. 좀 똑똑하거나 돈을 모았다 싶으면 분수에 맞지 않는 자리를 좇아 모두가 뛰어 다닌다면 나라가 조용할 수가 있겠는가. 특히 필요하다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세계에서 2등 가라면 섭섭할 탁월한 기회주의말이다. 이걸 막는 길은 언론과 수준 높은 국민의식 밖에 없다.

취약한 언론이라고 우리의 지척에 있는 교포신문들을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되겠다. 그런 언론도 무엇을 머리 기사로 올리느냐, 누구를 인물로 대접하느냐가 소리 없이 그 사회의 가치관을 이끌고 가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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