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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동차의 대명사 ‘mia’ 이끄는 미쉘 부스, 그는 누구인가
김도균 기자  |  kdg@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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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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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쉘 부스 'mia-electric' 회장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된 날, 오전부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유럽에 있는 동포와의 인터뷰 할 건이 있다며 만남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분이었다. 연륜이 많음에도 젊은이도 따를 수 없는 열정을 가진 분이다. 다짜고짜 인터뷰 할 여성 한 분이 한국에 왔으니 만나러 가자는 것이었다. 연초라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려고 했으나 그의 열정에 못 이겨 약속시간을 잡고 말았다.
남산의 한 호텔에서 소개해준 그녀를 만났다. 1970년 5살 때 프랑스에 입양된 교포였다. 이제는 자동차제조 분야의 유일한 여성 CEO로서 유럽에서 전기자동차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었다. 우리말을 전혀 못하는 그녀였지만 모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민족정체성은 누구보다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의 사업에 대한 열정과 포부, 한민족 정체성을 간직하며 펼칠 그녀의 꿈을 들어봤다. 프랑스 전기자동차 전문제작업체 ‘미아전기(Mia Electric)’ CEO 미쉘 부스(Michéle Boos)에 대한 이야기다.

프랑스로 간 한국인 첫 입양자

쌍꺼풀이 없는 길쭉한 전형적인 동양여인의 눈매와 얼굴을 가진 여인, 전혀 낯설지 않을 만큼 편안한 얼굴이지만 매우 세련된 이미지가 온몸에 풍겨났다. 이야기를 이어 갈수록 품어 나오는 카리스마 또한 대단했다.
그녀는 다섯 살 나던 해 1970년 프랑스로 입양됐다. 한국인으로서는 프랑스로 입양된 첫 케이스였다. 그녀에게 어렸을 때의 기억은 거의 없다. 1960년대 말, 서울 이태원 쪽에 있는 독일대사관 옆에 살다가 인천의 한 고아원으로 보내졌다는 희미한 기억밖에 없다. 그곳에서 섬유관련 기술자로 한국에 들어와 있던 프랑스인을 만났다. 그녀의 양 아버지이다. 프랑스인 아버지는 너무나 한국을 좋아했던 분이라고 했다. 자식이 없던 차에 그녀를 고아원에서 입양해 간 것이다.

그녀의 한국 이름은 ‘임미자’이다.

“한국아이로는 처음 프랑스로 입양됐기 때문에 당시 프랑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저를 보고 프랑스인들이 많은 한국아이들을 입양하기도 했지요. 한국 아이들이 상냥하고 우등생이 많아서인지 인기가 좋았어요.”

그녀는 1976년까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는데, 1년에 두 반씩 월반을 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녀가 한국태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때였다. 한국을 좋아한 아버지 영향 때문이지 입양돼서도 어려움 없이 밝게 자랐다. 어렸을 때와 달리 한국어를 못하게 된 연유에 대해 물었다.
 

“프랑스에 도착해서 한동안 한국말만 했어요. 아빠의 도움과 현지어 사용이 늘면서 점차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게 되니 자연스럽게 잊어버렸어요.”

그녀는 한국어를 못하지만, 약간 알아듣는 편이다. 현재 한국어를 다시 익히고 있으니 조만간 원활한 소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업과 정체성

프랑스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이태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15살 때,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에 진학했다.

“당시 영어를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아버지와 막 다퉜어요. 왜 미국으로 가야 하냐고... 그래도 자신감은 있었어요. 오기가 나더군요. 정말 열심히 해서 6개월 만에 영어를 마스터 했습니다.”

   
▲ 'mia'가 생산한 순수 전기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미쉘 부스 회장.
그녀는 뉴욕 소재 포드햄대학교(Fordham University)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칼럼비아 대학에서는 한국학(역사)과 동양학을 전공해 한민족의 혼을 간직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도 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스포츠와 취미활동을 열심히 했다.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돌아온 그녀는 독일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2남 1여의 세 자녀를 두었다.
유럽 여러 지역에서의 경험과 미국생활을 통해 영미식 회사운영의 노하우와 글로벌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난 어려서 입양된 사람이지만, 한민족의 혼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만 잠시 잊어먹었지 음식과 생활습관 그리고 취향까지 한국인의 얼을 간직하고 있죠. 한국에 오면, 고급음식점보다는 기사식당 같은 분위기가 훨씬 익숙합니다. 이런 나의 정체성을 생각하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그려보며 내 나름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한국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고 했다. 중국과 일본의 끝없는 도전 앞에서 응전을 통해 중간 완충지대의 역할을 해온 한반도는 조화와 리더십을 발휘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사업과 새로운 꿈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그녀의 정체성 또한 한반도와 비슷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세계관과 정체성의 터전위에 그녀는 전기차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기자동차 전문기업 ‘mia’를 이끌다

친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mia-electric’은 100% 친환경(zero emission)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2010년 설립됐다.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생산업체로 출발한지는 얼마 안됐지만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으로, 프랑스 서부 라로셸(La Rochelle) 지자체의 의뢰를 받아 푸조(peugeot) 106 및 시트로앵 Saxo의 전기자동차 모델 등 7천종 이상을 개발한 전력도 가지고 있다.

미아 자동차는 프랑스 서부 두세브르(Deux Sevres) 지역 세리제(Cerizay)에 위치한 석화연료 자동차 브랜드인 푸조와 시트로앵 차량을 생산하는 부지와 공장을 매입한 후, 독일 최고의 전기자동차 파워솔루션을 보유한 테크니션(엔지니어)과 세계 최고의 경량화 자동차 제작 기술자, 벤츠 차량제작에 참여한 수석 디자이너들을 모아 수년간 R&D를 진행해, 2012년 ‘mia’라는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매력적인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완성 출시했다.

   
▲ 프랑스 서부 두세브르(Deux Sevres) 지역 세리제(Cerizay)에 위치한 미아 자동차 공장 전경.

미쉘 부스 회장은 2010년 미아 자동차 CEO에 올랐다. 자동차분야에서 최고의 경영자 자리에 오른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그녀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제조 단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상품성과 경제성을 높인 자동차를 내놓아 2013년 유럽시장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 판매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100% 전기차로 압축되고 경량화 된 소형구조를 가진 미아 전기자동차는 누구나 운전이 가능한 간단한 주행방식, 작동의 용이성, 경제성, 운전재미를 선사한다. 현재 4가지 모델이 출시되고 있으며, 특수용 및 스페셜 모델들을 제작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전기자동차분야에서의 미아 자동차의 비전에 대해 물었다.

“우리 미아 자동차는 고유한 기술 노하우와 미래 핵심도전과제에 당당히 응할 직원들이 조화를 이뤄 ‘to keep us mobile in a greener world’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전 세계 전기자동차 브랜드 No.1이 되기 위해 도전해 나아갈 것입니다.”

   
 
미아전기차는 차량 무게가 1톤 미만인 765kg에 불과하다. 화석연료 연소장치를 전기로 전환하는 자동차와는 차원이 다른 친환경자동차이다. 차체는 단순하면서도 가벼우며 깔끔한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외관, 파워, 능력 이 세 가지를 기본으로 자잘한 요령을 부리지 않는 기본 디자인에 충실한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미아 전기자동차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나는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 잃을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민족의 침략으로 파괴되고 피폐한 상황에서도 일어선 한민족의 기질이 내 핏속에 살아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차를 펜 케이크처럼 팔겠다.’는 것이 그녀의 방침이다. 5천만 원 이상 되는 고가의 일반 전기자동차와 달리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1천만 원 대)과 최상의 이용의 편의성을 갖춘 자동차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녀의 운영방침에 따라 미아 자동차는 수요지역의 자동차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보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을 갖추었다. 한번 충전으로 700km를 갈 수 있는 차량개발도 완료한 상태이다.

   
▲ 전기자동차 차체 제조공장에서.
현재 미아자동차는 연 12,000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2년부터 유럽은 물론 세계 20여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향후 한국을 비롯해 세계 43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했다.
미쉘 부스 회장은 앞으로 입양인 중에서도 노벨상을 받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내 마음에 한국인의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멜레온처럼 어떤 환경과 여건에도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성공에 대한 가능성이죠.”

친환경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드러날 그녀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욕심보다 목표달성에 집중하는 그녀만의 신념이 강하게 느껴졌다.
지적장애인의 인간승리를 그린 영화 ‘포레스트 검프’나 다리 없는 육상선수를 보며, 그녀는 또 다른 꿈과 야망을 키운다고 했다. 그러나 야망을 갖는 자체로서의 의미가 아닌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중요시 한다고 했다.

모국에서 펼칠 새로운 비전들

미쉘 부스 회장에게 한국 온 소감을 물었다.
“지금까지 8번째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1995년 처음 방문했는데, 올 때마다 변화하는 한국을 보면 놀랍습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한국의 발전에 맞춰 내 비전을 세우기도 하고 꿈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역동성이 강하지만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많다’며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녀는 참으로 한국을 좋아한다. 태어난 모국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이미 한국인처럼 살아가기 위해 외국인등록증을 반납하고 거소등록신고를 마쳤다. 프랑스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나머지 한국문화를 비하하는 다른 한국 입양인들과는 달리 그녀는 한국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별로 없다. 한국의 정서가 깃든 곳이면 거리낌 없이 찾아다닐 정도이다.

“요즘은 한옥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한국에 올 때마다 한옥 촌을 둘러보곤 하는데, 한국에서 집을 사게 되면 한국인의 정서와 옛 정취가 묻어나는 한옥을 구입하고 싶어요”

이러한 그녀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사업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9월 한라그룹과 글로벌 전기자동차 사업관련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미팅을 갖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라그룹 산하 만도가 개발한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를 전 세계 70여 곳의 미아 자동차 대리점을 통해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한라그룹을 통해 한국에서 전기차 주력 모델을 테스트하고 국내시장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충전인프라와 AS센터 등에서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 프랑스에 있는 'mia' 본사 직원들.
올 3월에는 전기차산업 활성화 촉진 등을 위해 제주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참가한다. 이번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는 세계적인 명성의 내로라하는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해 최고의 전기자동차들을 선보이고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수준 높은 전기자동차 컨퍼런스도 열린다. 또 일반에게는 전기자동차 퍼레이드와 시승회 모형만들기 대회 등 흥미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미쉘 부스 회장은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세계전기차협회 회장), 빌리 하예스 닛산자동차 부회장, 야코브 샤마쉬 스토니부룩 대학 부총장 등과 함께 컨퍼런스 기조연사로 나선다. 친환경지역 제주를 시작으로 그녀가 펼칠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자동차 분야의 ‘맘마미아’ - ‘mia’

미아 전기차는 전통적 연소 차량을 개조해 만든 다른 전기자동차와는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된 순수전기자동차다. 리튬인산철 이차전지를 채용한 경차 모델로 최고 속도는 100㎞며 한번 충전으로 최장거리 125㎞를 운행한다.

“이번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참가를 계기로 미아 자동차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갈 것입니다. 자동차 분야에서 괄목한 발전을 이룬 한국을 중심으로 우리 전기차 켄셉과 기술을 접목한다면 동아시아 시장 개척은 물론 세계시장 진출이 가속화 되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유럽 여러 지역과 미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익힌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독일로 들어가 동구공산권 기업의 민영화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녀가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6년부터이다. 독일에 있는 자동차 회사에 투자하면서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녀는 경영난에 처한 프랑스 자동차 회사 Heuliez를 인수해, 심플하면서도 깜직한 콘셉트의 디자인과 판매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의 마케팅을 전개해 순수전기자동차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mia’자동차의 브랜드화가 시작된 것이다.

   
 
‘mia’ 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인상은 '어머나', '어쩜 좋아', '세상에 이럴 수가', '엄마야' 등의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 감탄사 ‘맘마미아’를 떠올리게 한다. ‘mia’라는 발음이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퍼포먼스 스타일과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 이동성과 간편성,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전기자동차란 이미지가 주는 독창성 때문이기도 하다.

미쉘 부스 회장은 “우리 자동차 브랜드인 ‘mia’라는 이름은 이 자동차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Murat Gunak’의 딸 이름(미아)과 우연의 일치 같아 자동차브랜드 이름으로서는 안성맞춤이 아니겠냐”며 폭소를 터트렸다.

그녀는 부모세대로부터 승계 받은 기업을 이끄는 많은 한국의 CEO들을 볼 때면, 묘한 경쟁심이 발동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임명받지 않은 유일한 여성 CEO이자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그녀의 거침없는 질주를 느끼게 만든다. 한민족의 얼을 간직하며 부푼 꿈을 그려내는 모습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맘마미아’의 탄생을 기대하게 된다. 길거리를 달리는 ‘mia’자동차를 보며 ‘맘마미아’를 외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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