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8.7 금 17:35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칼럼
한일 대학입시와 인재육성
이수경 교수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1.2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이수경 / 도쿄 가쿠게이대학 교수 ]


   
▲ 이수경 교수
주말인 1월 18일과 19일에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일본의 2014년도 [대학입시 센터시험(大学入試センター試験)]이 있었다. 필자도 매년 입시감독을 맡기에 오늘은 일본의 센터시험 풍경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매년 혹한의 한파 속에 실시되는 일본의 센터시험은 일본의 전국 대학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실시하는데, 시험 감독 업무는 대개 대학 교수들이 맡게 된다. 그렇기에 1월은 제자들 논문 제출시기와 겹친 데다 영어 듣기 감독을 맡으면 이틀에 걸친 설명회 참석을 해야 하기에 3학기 수업 도중의 일본 교수들은 여간 바쁘지가 않다.

올해의 센터시험 수험생은 총 560,670명인데, 그 중에 고교 3년생이 440,000명 정도, 고교 졸업자가 110,000명 정도, 그 외 검정 등의 고교학력 인정자들이 5,000 명 정도이고, 작년보다는 13,000명 정도가 감소했다고 한다.
시험 실시는 전국 693개 시험장에서 실시되었고, 이 센터시험 평가를 이용하는 일본의 대학은 전국 843개 대학인데, 과거 최고라고 한다. 상세한 이용 학교를 살펴보면 4년제의 82개 국립대, 82개 공립대, 521개 사립대학 및 158개 단기대(전문대학. 국공립 포함)이다. 1억3천만 인구라지만 심각한 저출산률이 이슈화 되는 일본의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립 대학의 숫자에서 향후 사활을 건 대학 간 경쟁 문제도 심각해질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지방의 대학들은 교수들이 고등학교에 홍보하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지인을 통해서 간혹 듣는다. 그만큼 대학에 유치할 학생들 확보 문제도 대학 운영상 필요한 시대임을 알 수가 있다.

현재 한국의 고등교육기관(대학, 전문대학 포함)진학률은 90%를 넘고 있고, 일본은 72%를 넘고 있는 수준이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대학 구조조정 및 상위권 대학 집중 육성, 국공립대 법인화 및 감축소를 통해 부실 경영의 대학 퇴출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부실 경영 및 행정처분의 불량 대학으로 퇴출된 전문대학도 있긴 했지만, 대학 운영의 자본 확보 및 건전한 경영 상태로 문부과학성 지시를 따르며 각 대학의 특성화와 살아남기 전략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물론 한국과 일본과의 대학 학과목이나 학과별 교육 커리큘럼은 약간 다르다.

한국이 비교적 실리적 현실성 혹은 유행성에 민감한 학과 개설이 많은 경향이라고 할까? 일본의 대학은 그만큼 아카데미즘 추구의 근대식 교육에서 급격하게 전환, 현실적 학과 개설로 도입하는 변화에 민감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 등의 첨단 과학 분야에 있어서는 노벨상 수상자들도 많이 배출할 정도로 과학 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의 수능 시험 때만 되면 학교 선후배들의 열띤 응원전이나 학부형들의 기도, 지각생 특별 수송 지원, 다양한 수험생용 상품 전략 등을 앞을 다퉈 보도한다. 그러나 일본의 시험 시기에는 신사나 사찰 등에 가서 간단히 빌거나 부적 등을 지니는 정도이지, 한국처럼 그렇게 요란스럽고 이색적인 수험 풍경은 볼 수가 없다. 무엇보다 시험장 분위기는 그 전날부터 삼엄하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독하는 우리도 소리가 안 나는 신발로 바꿔 신어야 하고, 200페이지의 두꺼운 매뉴얼 책과 50페이지 이상의 주의 사항 등에 적혀진 지시 사항 외에는 개인적인 발설, 대화가 용서되지 않는다. 한국도 수능 때는 마찬가지겠지만, 그만큼 예민한 것은 수험생들의 그동안의 노력이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다. 그렇기에 모두 신발과 옷차림조차 조심하고, 시험 시작과 종료시간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대부분의 교직원들이 전파시계로 시간을 확인한다. 휴대전화 등에 익숙해서 손목시계가 없는 사람은 집의 자명종 전파시계를 지참하기도 한다. 해마다 시간 체크 문제나 영어 듣기용 IC기계 문제 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693개 시험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신중을 기하여 치러지는 시험인 만큼, 큰 문제가 없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 일본 '대학입시센터-시험' 홈페이지
첫 날은 인문계열 과목인 역사, 공민, 사회와 국어(일본어 현대문, 고전문 해석 등), 한국어나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등의 과목이 치러지고, 이튿날에는 자연계열 과목이 치러지는데 자신들이 응하려는 대학의 입시 과목에 맞춰 선택을 하기에 모두가 같은 과목을 전부 치루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A대학 입시 조건의 과목이 인문계열만 원하면 첫 날 과목만 치러서 그 점수로 평가받게 된다. 올해는 일본사 근현대 정치 사회경제에 대한 시험 문제에 ‘아스트로보이 아톰’ ‘블랙 잭’등을 그린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의 만화가 등장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험을 무사히 치르기 위한 체력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만큼, 수험장마다 많은 수험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시험에 임하여 감독관들이 수험표 사진을 확인할 때는 마스크 벗은 얼굴과의 대조작업도 해야 한다.

일본은 이제부터 5월초 까지는 꽃가루 알르지로 앓는 사람이 많아서 마스크 사용은 사회전체가 익숙한 편이다. 필자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머물 때 감기 기운이 있어서 런던의 약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쓰고 런던 튜브 지하철을 탔더니 사람들이 모두 나를 기묘한 눈으로 쳐다보았었다. 필자 혼자만 마스크를 사용했더니 마치 외계인을 보는 듯한 시선을 의식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도쿄나 베이징(공해 문제, 한파 등의 요인) 등에서 당연한 마스크 사용이 당연하지 않은 문화권도 있음을 느꼈던 것이다.

필자가 매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수능 시험 후, 자기 채점을 비관하여 귀가하는 길에 자살을 기도한 사례가 보도되는 것이었다. 수능시험이 그동안 갈고 닦아온 노력을 평가받고 대학 진학을 가늠하는 인생의 중요한 시험이긴 하다. 그러나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아니다. 되레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아서 긴 인생의 흐름에서 역전의 승리를 향유해 온 경우가 많다. 필자가 오랜 일본 생활 속에서 센터 시험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 혹은 자해 행위를 했다는 뉴스는 아직 접한 적이 없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