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봉체업체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시위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30일 캄보디아 경찰과 군인의 강경진압으로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 국제시민연대 관계자가 지난 10일 외교부 앞에서 태극기가 부착된 군복을 입은 군인이 캄보디아 근로자들을 폭력 진압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유혈사태의 배후에 한인업체와 대사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국제시민연대를 비롯한 26개 시민・노동단체들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노동자와 시민, 심지어는 승려가 참여한 평화시위임에도 한국대사관과 업체의 요청으로 군대가 동원되는 초유의 인권 탄압이 발생했으며, 캄보디아 경찰과 군대의 무차별 폭력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하고 한국정부의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지난 12월23일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하자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12월27일 캄보디아 고위 당국자들에게 파업사태를 해결할 것을 요청했고 12월30일 캄보디아 법무부와 관계당국에 한국 업체의 보호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인봉제업체와 재캄보디아한인회는 이들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격해지는 시위로 인해 발생할 한인들의 안전과 업체보호 측면에서 캄보디아 당국에 보호 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5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대사 명의의 서한을 훈센 총리에게 발송했고 국가대테러위원장과 접촉해 우려를 전달했으며, 시위 초기 일반적인 차원에서 보호를 요청했으나 유혈 사태가 발생해 우리 국민과 업체의 안전이 더욱 위협받게 되자 경계 강화를 요청한 것이지 강경 진압을 요청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유혈진압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캄보디아 일부 군인들이 태극기를 부착한 군복을 입은 것에 대해서는 “왜 군인이 태극기가 부착된 군복을 입고 나타나 불필요한 논란을 낳고 있는지 교민사회도 무척 궁금해 하고 있다.”며, “한국 시각에서 보면 군인이 타국 국기를 부착한 군복을 입는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지만 캄보디아 군 기강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흐트러져 있어 현지 교민사회는 큰 의미는 두지 않고 있고, 일각에서는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군인들에게 민간교류차원에서 태권도를 가르친 적이 있어 이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외교부도 지난 8일 ‘캄보디아 시위 무력 진압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고, 한국 측이 캄보디아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종용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대사관이 캄보디아 당국에 우리업체와 동포들의 안전 보호를 위해 협조하여 줄 것을 12월26일부터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시위대에 대한 총격이 발생한 다음날(1월4일) 우리 대사관은 해당 공단지역에 입주해 있는 6개 우리업체의 안전을 우려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군 당국자와 면담ㆍ현장시찰을 실시하고 우리업체에 대한 경계 강화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진출기업 약진통상 앞 시위에 대한 캄보디아 공수부대의 진압(1월2일)과 관련해, 대사관 및 약진통상은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재캄보디아한인회는 “일본정부도 한국과 같이 캄보디아당국에 자국민과 자국 업체의 보호 요청을 했으나 일본 시민·노동단체들이 일본대사관의 조치를 꼬투리 잡아 문제 삼았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한국 시민단체들의 근거 없는 주장에 가뜩이나 힘든 캄보디아 교민사회가 크게 분노하고 있으며, 이는 ‘선무당들이 사람 잡는 격’으로 교민사회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