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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웹사이트 소모적인 위안부상 논쟁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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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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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 ]

 

   
▲ 김동석 KACE상임이사

백악관 홈페이지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이라는 웹사이트는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책의 일환으로 백악관 홍보비서실에서 개설한 정책의견 게시판이다. 이를테면 온라인 신문고다.

‘정부에 당신의 목소리를 : Your voice in our Government’이라는 슬로건으로 2011년 9월에 개설했다.

‘백악관 웹사이트’는?

이 웹사이트는 2008년 대선전의 오바마 돌풍을 이어받았는지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개설이후 지금까지 약 550만 명의 의견이 올랐고 이에 동조하는 서명자는 1천만 명이 넘었다. 백악관의 기대와 예상을 크게 넘었다.

처음에는 대통령의 관심을 끌 정도로 네티즌들이 극성이었다. 개설 처음엔 30일내에 5천명의 동조가 넘으면 공식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가, 한 달 만에 2만5천명으로 상향했고, 그래도 청원이 폭주하자 2013년부터는 30일내 10만 명으로 높였다.

그동안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가운데는 개설 취지대로 백악관이 꼭 알아야 할 시민의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답변 문턱을 넘은 소위 10만 명 이상의 동조서명을 받은 의견 중에는 황당무계한 내용들이 많았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행성파괴 위성인 ‘데스 스타(Death Star)’를 만들자는 청원에 동조자가 10만 명을 넘어서자 백악관의 웹사이트 담당자가 고민에 빠졌다. 골칫거리였다.

백악관은 담당자와 관계자들의 상세한 검토 의견을 붙여서 영화에서처럼 달 크기의 인공위성을 만들려면 무려 8천5백조달러가 들고 필요한 특수강철을 제조하는데 3천7백년이 걸릴 것이란 공식 답변을 냈다.

‘전설 속의 인물들을 예산을 들여서 찾아보자’, ‘유명한 만화의 주인공을 실제로 만들어 보자’는 의견 등등……의 황당한 의견이 인기가 높아서 네티즌들을 불러 모은다.

백악관의 담당자는 “동조자가 많은 의견일수록 그 내용이 더 공상적이다. 유권자들의 장난기 어린 청원 때문에 그 진지한 취지가 점점 퇴색되고 있다”고 불평 한다.

동해병기를 위한 한인들의 백악관 청원운동도 있었다. 2012년 4월에 버지니아 한인회가 주도하여 시작한 것으로 10만 명 가까운 참여를 이끌어 냈지만, 결국 대답은 한·일간의 국제관계는 양국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며, 미국은 현재 국제적으로 표기되어있는 ‘Sea of Japan’을 따른다는 대답을 받아냈다. 결국은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청원 목적에는 좋지 않은 결과였다.

또 지난해 초엔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이 올랐었다. 박근혜대통령의 당선에 개표부정이 있다고 재개표를 해야 한다고 누군가가 의견을 낸 것이다. 이쯤이면 백악관 홈페이지의 ‘위 더 피플’이란 웹사이트가 어느 수준의 어떤 기능인지가 짐작이 간다.

일본의 새 대응 방식

지난해 12월 11일 백악관의 청원 웹사이트인 ‘위 더 피플’에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시에 있는 공격적인 동상을 철거하라(Remove offensive state in Glendale, CA public park)” 란 청원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 청원에 대한 동조의견이 한 달이 채 안되어서 거의 12만 명에 이르렀다.

청원의 주인공은 일본계 여자를 아내로 둔 텍사스 거주, T.M 이라는 이니셜을 가진 60대 백인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머리에 봉투를 씌우고 욱일승천기를 꽂고)을 올렸던 텍사스 주 출신의 ‘토니 마라노’란 사람과 동일인으로 짐작된다.

토니 마라노(Tony Marano), 또는 본명 앤서니 조셉 마라노(Anthony Joseph Marano)는 일명, ‘텍사스 대디(Texas Daddy)‘라 불리는 친일 비디오 블로거(Blogger)로서, 일본을 미화하고 일본을 찬양하는 일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 청원은 백악관이 운영하는 웹 사이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이 민감하게 뜨겁게 달아올랐다. 소녀상을 보호하자는 대응 청원이 올라왔고, 그 동조자가 5일 만에 무려 9만 명에 이르렀다.

네티즌들의 극성으로만 보면 마치 백악관의 결정이 구체적으로 소녀상의 철거와 보호에 무슨 영향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다.

이미 일본이 부분적으로는 인정(고노담화)을 하고, 약간의 사죄(무라야마 담화)의 표시를 하기도 했던 ‘일본군강제동원위안부’의 문제를 일본의 극우정치인인 아베 총리가 아주 몰상식하게 뒤엎어 버리는 행태로 인하여 세계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글렌데일시의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일본 극우파들의 행태가 이러한 흐름의 맥락에 닿아있다.

2007년 연방하원에서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되고부터 일본 우파들의 미국 활동이 눈에 뜨이기 시작했다. 결의안 이후 미국서는 요미우리, 산케이 류(類)의 극우 일본 미디어들의 성화만 있었는데 아베의 재등장 이후엔 아주 노골화 되었다. 미국 내 일본우파 세력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리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무지하기 이를 데 없는 백인 한사람을 일본 우파 시민단체들이 일본으로 초청했다. 후한 대접을 곁들여서 일방적인 교육을 시켜서 돌려보내곤 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친 사람 중에 한사람이 백악관 웹사이트에 소녀상 철거를 청원한 것이다. 제 정신이 아닌 거의 미친 사람에 가까운 텍사스 거주 백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전 세계의 한인네티즌들이 ‘위 더 피플’에 쏠린 것이다.

나머지 미국 내 일본계들은 중간선거전에서 정치인들을 엮기 시작했다. 미국의 주류정치인들을 내 세웠던 한인들의 ‘풀뿌리’ 방식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 것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2007년 아베는 미 하원에서 위압부결의안이 통과 되자 “일본은 없는데 한국은 한국계 미국시민이 있다”라고 패배를 선언했었다.

‘위안부 진실’ 알리자

필자는 최근 위안부결의안을 주도한 일본계의 마이크 혼다 의원을 워싱턴DC로 급하게 찾아갔다. 백악관 사이트 논쟁에 대해서 그의 대답은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닌가? 만장일치 결의안임에도 불구하고 ‘위안부의 진실’에 대한 시민사회에 홍보가 느렸는데 이 일로 인해 홍보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하원의원 435명의 만장일치 통과면 미국 인구 전체가 동의한 내용이다. 그런데 백악관 웹사이트 소녀상 철거 동조자는 10만 명이고 거기다 서명한 사람들은 거의가 일본의 네티즌들이다. 마이크 혼다 의원은 필자에게 “글렌데일시가 일본에 있나, 미국에 있나?”고 되물었다.

필자는 “백악관 웹사이트 논쟁으로 많은 미디어가 글렌데일시의 소녀상에 주목할 때 혼다 의원이 직접 소녀상을 참배해서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혼다 의원은 “그렇게 하겠다”고 흔쾌하게 답했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난해 장대 같은 소낙비에도 불구하고 뉴저지 팰리세이즈 파크의 위안부기림비를 참배하고 헌화한 마이크 혼다 의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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