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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의 새 고민
황경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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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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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경춘 / 전 외신기자클럽회장 ]


   
▲ 황경춘 / 전 외신기자클럽회장
곧 취임 1년째를 맞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새로운 정치 난관에 부딪혔다.
말썽 많던 개헌을 ‘새로운 헌법 해석’이란 묘수로 우회(迂廻)하여 1차 목표인 ‘집단 방위권’에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은 뒤, 다음 구상인 언론 규제 법안의 국회통과에 부심 중인 그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더군다나 이번 난국에서 그를 가로막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그의 정치적 스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이기 때문에, 아베 총리의 어려운 결단에 일본 정계와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 프레이즈(one phrase) 고이즈미’라고 짧은 정치구호 애용가로 이름 높은 고이즈미가 이번에 아베 총리를 향하여 던진 구호는 일본의 원자력 발전 폐지는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는 것이었다. 2011년 3월의 일본 동북지역 대지진으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 발전소에 의한 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뒤 일본정부는 점차적 원전 폐지 정책으로 전환하여 10년 내지 20년 후에 원전을 완전 폐기할 계획이라 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원자탄 피폭국인 일본은, 전후 미국의 적극적 후원으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힘써왔다. 상업용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1966년 이후 한때 54기의 원전을 가동했고, 이들 원전은 일본 전기 수요의 약 25%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8년에 일본 최초의 원전이 수명을 다하였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을 지금까지 한 곳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고이즈미 전 총리가 미쓰비시(三菱)중공업, 히타치(日立) 등 원전 관련 경영인과 세계 하나밖에 없는 핀란드 ‘온카로’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 시찰을 간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원래 원전 추진론자였던 고이즈미는, 이 핀란드 시찰 이후 원전 반대론자로 바뀌어 사적인 강연회 등에서 소신을 밝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가 11월 12일 일본기자클럽에서 한 시간 반에 걸친 강연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으로 원전 반대 소신을 밝히고 아베 정권에 ‘충고’를 보냈다.

고이즈미는 ‘지하 520m 지점에 건설 중인 핀란드의 이 폐기장은 2020년에 가동을 시작하여 100년 후인 2120년까지 사용되지만 핀란드에서 가동 중인 원전 4기의 폐기물 중 반만 수용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또 “핵연료로 사용된 플루토늄은 2만4천년 후에야 방사능이 반감되고 안전 레벨까지에는 약 10만년이 걸린다.”며, “이론적으로 깨끗한 원전을 건설할 수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볼 때 원전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에 그가 주장한 우정민영화(郵政民營化) 정책에 반대하는 당내 정적을 낙선시키기 위해 국회를 해산하여 선거에 대승한 그는 78%(아사히)에서 87%(요미우리)까지의 전후 최고 유권자 인기를 배경으로 우정민영화법을 통과시켰다. 그를 정치 스승으로 존경하는 아베 총리는 당시 관방장관으로 그를 보좌했다.

고이즈미는 지금 아베에게 인기 있는 총리의 권력을 이용하여 원전을 10년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폐기하는 정책을 취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자클럽의 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고이즈미는 특유의 짧은 어조로 “소쿠제로(즉시 완전폐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소쿠제로’가 원전 반대운동의 슬로건이 되었다.

그의 원전 반대 발언은 진보적 정치인이나 지식인뿐 아니라 여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내각의 차관급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차남은 복잡한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는 그의 발언을 무책임하다고 비난하였으나, 자민당에서 일본신당으로 옮겨 잠깐 연립내각 총리를 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는 고이즈미 주장에 찬동하여 같이 국민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의했다.

고이즈미의 원전 즉각 폐기 주장은 여론조사에서 60%의 유권자 지지를 받았고, 자민당 당원도 58%가 지지했다고 보도되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회사는 사고처리를 위해 매년 2조4천억 엔(약 34조원)이 지출되며 40년 동안의 총 경비는 약 96조엔(약 1천44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발표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기자클럽 연설에 관하여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주장은 간단하다. 방사성폐기물의 최종처분장을 만들 수가 없다. 그러니 원전을 가동할 수 없다. 이 한마디로 끝난다. 원자력발전을 추진하는 사람은 그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대체 에너지 전망도 없이 탈 원전을 논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화력발전에만 의존해서는 연료비 증가로 전기요금의 재 인상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일본에 있어, '핵 쓰레기 최종처리장의 해결을 지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이 낙관적이고 지나치게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고이즈미 씨 직언을 반론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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