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12.1 목 17:01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기획연재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 어제ㆍ오늘ㆍ내일 (1)
박창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1.1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박창근 / 중국 복단대 교수, 상하이조선족주말학교 총책 ]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 -1


들어가는 말

한반도 밖의 우리 민족 구성원들이 민족정체성을 보전함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 고유 언어를 대대손손 이어가는 것이다. 중국에서 최고의 평균 문화교육 수준을 자랑하는 조선족의 현황을 보면 비록 그 동안 곡절은 있었지만 1970년대까지는 우리말과 글 교육을 제대로 실행하여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자기의 민족어를 알고 있었다. 이는 한민족의 역사에서 보면 하나의 기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1970년대 말부터 개혁개방이 추진되면서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는 제2차 대규모 인구 이동이 발생하여 다수의 조선족 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소도시에서 대ㆍ중 도시로, 중국에서 외국으로 이동하면서 조선족 인구가 비교적 집중되어 있던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동북 3성에서도 조선족 인구의 급감으로 민족어 교육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들 지역 민족어 교육의 요람이었던 조선족 학교가 80% 정도 폐교(정확한 통계인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되었다고 한다.

비록 규모가 크게 위축되었어도 위의 지역들에 남아 있는 조선족인들은 남아 있는 조선족 학교를 이용하여 민족어를 배울 수 있다. 심각한 것은 베이징, 칭도, 상하이 등 도시의 상황이다. 조선족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우리 민족 교육기관이 거의 없는 이들 도시의 조선족 어린이들은 그 대다수가 민족어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일례로 상하이를 보면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에 입학 신청을 한 조선족 어린이들의 90% 이상이 우리말글을 모르는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우리말ㆍ우리글은 이들 지역 조선족 어린이들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조선족 학교가 없을 뿐만 아니라 조선어를 쓰지 않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조선어 무용론’까지 확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어 세계화’가 추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 조선족 사회에서는 ‘우리말 벙어리’, ‘우리글 문맹’이 양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상하이 조선족의 우리말 교육 어찌하면 좋을까?’라는 글( http://www.chinavill.com , 알림ㆍ동호ㆍ동문, 2013-01-21)에서 ‘상하이 조선족 자녀에 대한 우리말 교육에서 현재로는 조선족 주말학교가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조선족 주말학교의 우리말 교육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교육방식 도입을 주장하였다.

실제로 상하이 조선족의 현실을 보면, 조선족 주말학교가 ‘우리말 벙어리’, ‘우리글 문맹’의 확산을 막는 가장 중요한 민족어 교육기관으로서 개설 활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어 교육은 말로만 그 중요성을 강조하여서는 의미가 없다. 이론적인 연구에만 그쳐서도 가치가 없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이에 2011년부터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를 설립하여 총책을 맡고 있는 필자는 우리 민족 주말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관련 인사들과 교류하기 위하여 여기에 저희 조선족 주말학교를 소개해 본다.

설립 취지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에 자기의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동기를 통해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의 합리적인 설립 취지를 고찰해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조선족 주말학교에 보내는 동기는 우선 주로 그들이 우리말글을 배우게 하려는 데에 있다. 아래의 4측면에서 그 당위성을 살펴 볼 수 있다.

첫째는 우리 민족정체성의 보전을 위해서이다. 주지하다시피 민족 고유 언어의 상실은 민족 전통문화의 단절을 의미하며, 나아가서는 민족정체성의 실종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보편성을 띤 고유 종교가 없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보전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과 수단은 민족어이다. 중국에서 타민족 구성원이 조선어를 배워 조선족이 되는 것이 아니지만 조선어를 모르는 조선족 구성원은 타민족에게 수월히 동화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민족어의 습득은 우리 민족정체성의 보전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우리 민족 경쟁력의 수호를 위해서이다. 농경민족으로서의 중국 조선족은 ‘벼농사 기술’을 민족 경쟁력으로 이용한 시기가 있었다(리수봉 마국광 기자: 조선족의 벼농사 공헌 영원히 빛난다.
http://hljxinwen.dbw.cn/system/2011/07/21/000379790.shtml).
그러나 개혁개방과 산업화가 추진되어 도시로 이동하는 조선족 인구가 증가하면서 중국 조선족의 비교우위는 중국 56개 민족 중 평균 문화교육 수준이 제일 높은 민족이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중 수교 후 급속도로 성장한 한중 무역에서 중국 조선족의 경쟁력은 민족어를 바탕으로 생산된 것이다. 그러나 3000억불 규모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이 거대 시장을 둘러싼 중국인, 한국인, 중국 조선족 사이의 경쟁이 백열화되면서 한국어를 아는 중국인과 중국어를 아는 한국인은 급증하는 반면, 조선족 어린이들 중에는 ‘우리말 벙어리’, ‘우리글 문맹’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조선어를 앎으로 형성된 조선족 기성세대의 비교 우위가 조선족 차세대에서 상실하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우리 민족어의 습득은 우리 민족 경쟁력의 수호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셋째, 우리 민족 자녀들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이다. 민족어를 ‘앎’은 조선족의 민족적 경쟁력 수호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조선족 자녀들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에도 유익하다.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짐에 힘입어 현시대는 우리 민족 역사상 우리말의 세계적 위상이 가장 높은 시대이다. 우리말은 상당히 쓸모 있는 언어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말은 중국 조선족에게 있어서는 자기 민족어인 동시에 외국어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 민족어의 습득은 조선족 자녀들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취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우리 민족어는 우리 민족 자녀들이 가장 배우기 쉬운 언어이기 때문이다. 생리학적으로 우리 민족 자녀들이 다른 민족 자녀들보다 쉽게 우리말을 배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연구를 필요로 하는 과제이다. 그러나 예를 들면, 다른 민족 학생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 ‘ㅅ, ㅊ, ㅆ’의 발음을 자꾸 혼동하지만 우리 민족 자녀들은 별로 어려움 없이 이 3자를 구별한다. 부부 사이의 우리말 사용,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우리말 사용, 부모와 친척ㆍ친구 사이의 우리말 사용, 그리고 기타 방식에 의한 우리말 사용은 자녀들의 듣기 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좋은 언어 환경을 조성하여 그들의 우리말 일상생활 용어의 축적에 기여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말 언어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민족 자녀들은 수시로 우리말을 사용할 기회가 있어 한 번 배워 놓으면 잊어버릴 근심도 별로 없다.

상하이 조선족 주말학교의 설립 취지는 우리말 학습의 필요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말 학습을 통한 전통문화의 학습과 전승, 조선족 어린이들끼리의 만남, 주말학교를 통한 조선족 학부모들의 만남 등이 갖는 의미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실상 조선족 주말학교는 직ㆍ간접적으로 건전한 상하이 조선족 사회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