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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동포에 대한 용어 남발, 방치할 것인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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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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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나 단체나 국가, 또는 학술적 개념을 규정하는 용어나 이름의 선택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용어나 이름이 갖는 의미가 크고,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해외동포를 규정하는 용어조차 통일이 안 돼 있다는 지적을 수차례 제기했다. 그러나 정부나 전문 집단에서는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두루뭉술하게 사용해도 큰 불편함이 없으면 됐지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다. 그러나 전문가조차 헷갈리는 무분별한 동포관련 용어사용과 개념 없는 용어규정으로 인해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재외국민과 교포를 구분 못하고 시행된 재외선거로 인한 예산낭비와 비효율성 그리고 다문화 또는 단순외국인 범주로 취급하려는 중국동포에 관한 정책들이다.

현재 우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동포에 관한 용어로는 재외동포, 세계한인, 해외동포(남북한 합의)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 동포관련 대학연구소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용어를 공식어처럼 사용하고 있다.

‘디아스포라’라는 용어는 그다지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원래 “이산(離散), 산재(散在)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자발적 이주보다는 불행한 역사로 인해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근래에는 이산의 아픔을 간직하고 국가나 공동체를 떠나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외연이 확장된 개념의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들 중 일부(강제이주자 또는 비자발적 유이민 등)는 디아스포라의 범주로 볼 수 있고 이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청운의 꿈을 안고 이민 간 동포나 사업상 장기체류하게 된 동포들에게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

최근 일부 재외동포전문가들이 ‘한인 디아스포라 사업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고, 일부 그룹에서는 재외동포재단의 명칭을 ‘코리안 디아스포라재단’으로 바꾸자는 움직임도 보인다. 재단의 명칭뿐만 아니라 정부가 정한 ‘세계한인의 날’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날’로 바꾸자는 이야기까지 나올까 우려스럽다.

요즘 재외동포재단에서 나오는 공식자료에도 ‘코리안 디아스포라’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정부 규정한 ‘재외동포’나 ‘세계한인’이라는 명칭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확장된 개념의 ‘디아스포라’ 용어가 갖는 ‘문화의 혼합성’과 ‘신분의 재생산성’의 의미를 고려하더라도, 문화적 주체성을 내세워 디아스포라를 ‘족예산거(族裔散居)’ 혹은 ‘이민사군(移民社群)’으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는 중국의 예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10월 9일 한글날이 엊그제였다. 무분별한 외국어 남용도 문제거니와 정부가 정한 용어 대신 정체성이 모호한 용어의 남발로 초래될 혼란을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할 뿐이다. 혹여 이스라엘을 모델로 한 ‘미래창조’라는 개념을 우리 해외동포의 명칭에까지 원용하려는 얄팍한 한건주의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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