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7.16 화 15:02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교포지논단
"한 쪽 편향.. 동포사회부터 벗어나자"
호주 한국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9.09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고직순 / 호주 한국일보 편집국장 ]


한국 국정원의 대선개입문제와 이석기 의원 사태(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요즘 동포들로부터부터 전화나 이메일을 종종 받습니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모릅니다. 저도 신문을 통해 일고 있습니다.” 비전문 분야나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서는 이 같은 솔직한 고백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척 했다가 사실과 다를 경우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때론 본의가 잘못 전달될 것을 염려하기도 합니다.

필자에게 질문을 하는 동포들 중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조중동’ 인터넷 신문을 주로 보는 분들은 당연히 이석기라는 인물을 지구에서 추방해야 할 인간말종 정도로 극렬하게 비난합니다. 반대로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등을 진보 성향 인터넷신문을 많이 보는 분들은 국정원의 발표 시기(국면전환용), 과거 대대적인 간첩 수사 발표가 용두사미로 끝났던 용공 공작을 예로 들며 흥분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중도성향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소수이지만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에게 “좌나 우, 한 쪽 성향만을 보다가 ‘사시(斜視)’ 징후가 나타날 수 있으니 가급적 양쪽의 대표적인 매체를 모두 보거나 아니면 한국일보 같은 중도성향의 신문을 빼놓지 말라”는 충고를 합니다. 애꾸들만이 사는 나라에서는 두 눈을 뜨고 제대로 보는 사람이 비정상 취급을 받는다는 우스갯소리를 덧붙입니다.

많은 독자들께서도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일보 서울 본사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함께 걱정을 해 준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일보가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불편부당의 자세를 지켜왔기에 신문 정상화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파동에서도 사시 현상을 일으키는 언론, 자극적인 제목으로 관심을 끌지만 본의는 다른 곳에 있는 신문을 멀리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 쪽만을 보는 분들의 특징은, 송구스러운 표현이지만, 그분들의 주장에 설득력이 매우 약합니다. 이해관계를 그럴 듯하게 포장하지만 동의하고 싶은 양질의 콘텐츠(substance)가 별로 없습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이런 분들의 억지 주장을 듣는 것은 직업 관계상 대응을 합니다만 별로 유쾌하지 않습니다.

굳이 필자 개인의 생각을 밝힌다면 지난 주 한국일보 서화숙 선임기자의 칼럼(8월 30일자 21면)과 대동소이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야 할 ‘낡은 두 세력’의 충돌이라는 제목의 칼럼입니다. 서 선임기자는 “통합진보당, 국정원 문제 많다고 북한추종 합리화 안 돼”, “국정원, 통합진보당 문제 많다고 정치개입 책임 못 피해”라는 부제가 설명하는 것처럼 간단명료하게 논지를 밝혔습니다. 지나친 보수나 좌편향이 아닌 독자라면 낡은 진보와 썩어빠진 국정원, 두 시대착오적 세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이 칼럼에 상당 부분 공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자는 북한과 관련해 아직도 ‘용공인사’라는 색안경이 동포사회에서도 만연돼 있다는 점을 체험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모 동포 신문 편집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다음 주 북한 취재 승인을 받아 7일 동안 북한을 다녀 온 뒤 5회에 걸쳐 전면 기사와 별도 화보, 총 10개 지면에 상보를 게재했습니다. 북한에 가서도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이 원하는 선전도구로서 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며 또 북한이 보여주고 싶지 않는 점만을 골라 ‘악마의 땅’이라는 식으로 보도하지도 않을 것”임을 누차 밝혔고 5회 보도에서도 이 약속을 지켰다고 지금도 자부합니다. 공관에도, 평통자문위위원(13기)으로서 한국 사무처에도 방북 취재를 사전 보고했습니다.

방북 후 그 곳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참 많이 시달렸습니다. 정보기관을 통해 한국 내 언론사에까지 흑색선전을 했는데 항상 그렇듯 진정으로 미워하는 사람은 바로 곁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방이나 공격도 5회 기사가 게재되면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북한 특집에서 한 쪽을 일방적으로 미화하거나 비방하기보다 보이는 대로 느낌을 드라이하게 적었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 아직도 이런 나라도 있다니..! 가난한 것은 동포로서 참 안타깝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동포들이 통일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뜻을 펼칠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3년에 북한을 찬양한다면 이는 숨길 수 없는 ‘시대착오’입니다. 반면에 이 시대에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집권을 위해 여론조작과 공작정치를 서슴지 않는다면 이것도 국기를 흔드는 헌정 파괴행위입니다. 그런 국가정보기관은 없는 편이 더 나을 것입니다. ‘누가 더 국가와 국민의 진짜 적인가?’를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일부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행태도 공안정국 공포감 조성도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자 모 신문 인터넷 판의 톱기사 제목은 “국회 표결서 찬성표 던지지 않은 31명은 과연 누굴까?”였습니다. 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북한이나 미개 후진국에서나 가능한 ‘99% 찬성’을 기대했을까요?

호주 정치권에서 쟁점 중 하나인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반대 여론이 대세일지라도 “어느 놈이 반대를 하지 않았나?”하며 눈을 부라리는 추태는 없습니다. 언론부터 성숙을 멀리하고 선동에 능한 현실이 참 개탄스럽습니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이석기의 시대착오적 코미디를 보면서 호주 동포사회에서는 양쪽의 주장을 두루 섭렵한 넓은 스펙트럼의 건전한 토론이 오고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러고 보니 바로 내일이 연방 총선이군요. 유권자라면 신성한 한 표를 행사 하십시오.
하원(왼쪽 기표 용지) 투표는 모든 번호를 기재해야 하고 우측 상원 기표는 굵은 선 위에서 1번만 기재하면 됩니다. 굵은 선 아래를 선택하는 경우 하원에서처럼 모든 번호를 기재해야 합니다. 무효표를 줄이는 것도 민주주의를 돕는 일입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