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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인들의 부끄러운 일
권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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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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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선 / (재미)시민참여센터 회원 ]


한 여름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시민참여센터 뉴저지 사무실은 매일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 여름 인턴십 활동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활기찬 기운이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무궁무진할 이 활발한 아이들이 매일 뉴저지의 작은 사무실에 모여 하는 일은,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이다.

하루 종일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도우미 활동을 제안하고, 투표독려 동영상을 제작하고, 뙤약볕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거리에 나가 유권자 등록을 받거나 투표참여를 호소한다. 어린 나이이지만,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이 한인 커뮤니티가 미국 사회에서 한 뼘이라도 더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은 즐겁게 활동한다.

현재 뉴저지에서 인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위안부 기림비’는 2009년 인턴들의 작품이다. 미전역의 한인 사회가 한결같은 노력으로 이루어낸 2007년 연방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라는 성과가 일본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로 묻혀갈 상황이었다.

그 여름, 시민참여센터의 인턴들은 위안부 기림비 건립 운동을 시작했다. 거리에서 서명운동을 받는 한편, 워싱턴 의회를 방문해서 기림비 프로젝트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뉴저지 버겐카운티 측의 성의 있는 응답을 얻어 우리가 알고 있는 팰팍의 기림비가 세워지게 되었다.

현재 여성인권의 성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팰팍 기림비는 많은 타인종 커뮤니티의 귀감이 되는 한편, 한인사회의 긍지로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미국 내 각주에서 위안부 기림비 프로젝트가 현재 추진 중이며, 최근에는 글렌데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등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위안부 기림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3월 이래 포트리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가라않지 않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에까지 이르렀다. 펠팍 기림비의 성과를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인 것일까? 한인사회의 내로라하는 어른들이 모인 단체의 대표들은 기림비의 문구 하나를 확인하는 데에도 성의와 책임을 보이지 않았고, 소녀상이냐, 기림비냐 하는 구조물의 형태를 둘러싼 논쟁을 거듭하며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고 있다.

오늘도 거리에 나가 유권자 등록을 받고 땀 흘리며 들어온 인턴들에게 물었다. “위안부 기림비 보면 무슨 생각이 들어?” “슬프고 가슴 아파요, 우리 할머니 같은 생각이 들고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용기 있게 말하는 할머니들이 자랑스러워요. 미국 땅에 기림비를 세운 사람들도요. 그런데, 포트리는 왜 그렇게 시끄러워요? 할아버지들(한인단체의 분들은 이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다)끼리 왜 싸워요? 정말 너무 화가 나요.” 이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아이들은 무엇인가를 할 때,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어른들 또한 ‘올바른 것’을 내세우지만, 언제나 몸이 움직이는 건 ‘이해관계(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명예와 관련된 것이든)’ 속에서이다. 기림비 문제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한편 인권 교육의 보기로 삼는다’는 단순한 내용 이외에 더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포트리 시에서는 “한인단체들, 제발 니들끼리 합의 좀 하세요”라며 냉소를 보내고, 어린 학생들은 “할아버지들, 특히 전쟁을 경험한 할아버지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라고 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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