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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교수의 DMZ와 인근지역 탐방 - (3)- 비무장지대의 삶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이수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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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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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경 /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 ]


   
 
다음 날 아침은 산나물과 생선 졸임 등이 입맛을 돋우는 향토 식사를 즐긴 뒤, 일행은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의 정성헌 이사장의 비무장지대 일원의 역사, 문화 및 생태계 보전과 지역민들과의 상생 발전에 대한 강연에 참석했다.
필자는 그 전날 일행을 안내해 줬던 서화리 면장이자 유기산채 작목반의 장근세 대표가 국방부 허가를 맡고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내부에서 청정 유기농 사업을 하고 있다기에 어떻게 농경사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장근세 대표 가족들이 일구고 있는 산 속 깊은 유기농 밭을 보고 왔다. 분단국가 속의 접경지 지역민들의 척박한 생활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번 비무장지대 방문 내내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그 기대만큼 필자에겐 무엇보다 귀중한 견학이 되었다.

산세가 빼어난 협곡 사이로 맑은 강물이 흐르고, 주변엔 인기척 하나 없는 그 곳을 본 첫 인상은 앞으로 첨예한 남북 마찰이 완화가 되면 별장지나 리조트 개발의 천혜의 지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의 ‘Banff’ 같은 로키 마운틴의 철저한 자연 중심주의 개발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역민들이 자신들의 삶터를 소중히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 깨끗한 자연 속의 지뢰를 제거한 땅을 임대받아 산 마늘, 곰취, 산 약초, 산 더덕, 표고버섯, 명이나물, 그리고 비탈진 산언덕 흙냄새 짙은 비옥한 땅에 장뇌삼을 야생 형태로 심어서 마치 자식처럼 소중히 키우며 타협하지 않는 농심을 관철시키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캐서 보여주는 농작물의 흙 향기가 참으로 싱그럽게 느껴졌다.

풍요로운 먹거리로 넘쳐나는 현대지만 반대로 정직하지 못한 음식들도 많이 나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청정 지역의 이점을 살린 산야초, 산 약초 재배에 몰두를 하는 이러한 농부들의 고집이 여간 고맙지가 않다. 물론 그런 고집스런 신념으로 좋은 제품 생산을 추구하니 보기만 좋게 만드는 걸 우선하는 대량생산 재배와는 달리 경제적 이득은 높지 않을 것 같았다. 장 대표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을 키워내었고, 앞으로는 서화리 일대가 남북 긴장완화로 평화적 환경이 확보되어 농산업 인프라가 정비되고,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안정된 생활이 되면 지역 주민들과 제대로 된 농산업 및 판매 프로세스를 일궈보고 싶다는 희망도 언급을 한다.

그렇다.
이렇게 정직한 농사를 정부나 지자체 규모로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아가서는 국가브랜드의 신뢰를 구축하는 경제적 투자가 되는 것이다. 눈앞의 화려함이나 눈속임으로 망가지는 생산자들을 우리는 많이 봐 왔다. 그렇기에 생활환경이 향상된 현대사회는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 제공자와 소비자와의 절대적 신뢰 관계가 구축되어 투명한 음식 문화의 선진화를 지향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나 지자체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 면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맑고 깊은 산 속에서 발생하는 효능 효과를 응축시켜놓은 듯한 품질 승부로 고집스럽게 자신의 길을 가려고 하는 우직한 농심(農心)을 확인하고 나니 세상의 허풍스런 확대 광고들에 회의적이었던 필자로서는 듬직한 믿음이 느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및 광복절 축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부는 현재 범정부적 차원으로 DMZ 평화공원 조성에 진력 중이다.
   
▲ 장근세 씨가 민통선 안에서 재배하고 있는 특용작물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부 산하의 통일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파주(세계평화타운), 철원(평화산업단지), 고성(유엔환경기구 유치), 북한강 상류지역 평화생태공원 및 유네스코 접경생물권 보전지역 추진에 힘쓰고 있다. 물론 이 지역 발전을 위해선 남북 신뢰관계 구축 및 시너지 효과를 통한 남북 국가 성장 동력 창출의 공유 및 상호 협력개발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없다. 그러한 지역적 공동 성장 개발의 의지는 향후 동향을 주시할 수밖에 없지만, 일부 몇 지역만의 특정 개발을 통한 소외지역 발생은 되레 심한 격차를 낳을 수 있다. 주지하듯이 인제나 양구, 화천 주변과 같은 전방지역의 현지 지역민의 생존 변수란 남북한 마찰 및 정치적 국면에 달려있다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정부는 영세 자본의 접경지대 지역민들의 활로를 넓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고, 그런 정책적 전략적 투자를 통한 DMZ한국 청정지구 환경 안보관광특구화의 세계화 프로젝트에 걸 맞는 인프라 정비(자연에 어우러지는 친환경 숙박 및 음식 시설, 수도권에서의 교통망 정비, 특성을 살린 지역 메뉴 개발, 시장 개발 등) 또한 절실하다.

예전엔 군인 상대의 유흥업소, 환락가 등이 지역민의 경제생활을 지탱하는 구조가 되었었으나 군부대와 기지촌 여성 등의 구조, 혹은 우리의 근대사 속의 가슴 아픈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생각할 때 그러한 퇴폐한 주색 환경이 군대 이미지 및 국가 이미지를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자각한 뒤로는 군부대 근처의 주색 문화를 없애게 되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생활 수단으로서의 대안 제시도 없이 환경 조성을 한 결과, 그를 대체할 경제기반이 없는 터라 지역민들로선 경제적 타격이 심한 데다 남북 긴장이 첨예한 상황이 다발하므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환경도 못 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큰 자본을 대출받고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파프리카 농장 등의 대규모 농업으로 수출 사업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열악한 조건에 생활해 온 접경지대 현지 주민들의 경제 조건은 빠듯할 뿐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비무장지대 전역에 걸친 경제 성장을 염두에 두면서 균형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여 정직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생태계의 보고로 세계적인 홍보를 하는 DMZ 민통선 주변에서 유기농 농작물 등을 키우는 지역민의 노력이 엿보이는 귀중한 견학을 한 뒤, 숙소로 돌아와서는 한국 DMZ 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의 힐링 공간들을 향유하면서 인근 지역민들을 위해 열려있는 도서관 등을 본 뒤 이번 여정의 마지막으로 산나물 뷔페로 점심식사를 했다. 여기서는 지역 농민들과의 교류 및 농촌 체험, DMZ 주변의 생태체험(해안면 민통선 체험)등은 물론, 외부인의 귀농 교육에도 힘을 쏟는다고 한다. 넓게 잘 배치된 그 공간을 보면서 기회를 만들어 우리 학생들과 함께 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행했던 김창현 감독과 화천댐 홍보용 인터뷰 녹화를 끝내고 우린 마지막 행선지인 박인환 문학관을 향해 출발하였다. 중간에 서화리의 대규모 파프리카 관광농원에 들렀다. 바로 전날 저녁에 갔었던 아름다운 펜션 아래에도 농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인이라는데, 규모가 제법 크다. 일행들은 그 곳에서 잘 익은 색상의 파프리카를 시식하며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판매하는 파프리카의 대부분이 네덜란드산 아니면 한국산 파프리카였으니 서화리의 파프리카를 수입하는 지도 모르겠다. 인제군엔 파프리카 농장 외에 화훼 농장 등도 지역 소득 작목으로 부상 중이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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