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2.24 토 17:19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교포지논단
중국에서 의형제 만들기
상하이저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6.2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 상하이저널 <칼럼>, 신동원 / 네오위즈차이나 법인장 ]


의형제가 된 기사아저씨

   
▲ 신동원 네오위즈차이나 법인장
가오 선생(高선생)은 나의 기사 아저씨였다. 2004년1월 중국말을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상하이에 처음 왔을 때 나의 길잡이가 되어 주었던 사람. 지금은 중국 땅에서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의형제가 되었다.

그 당시 가오 선생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내 분위기를 살펴 알아서 처신하는 현명한 기사였다. 알고 보니, 그는 조그만 렌터카 회사의 사장이었고, 총 3대의 차량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한 상태였다. 그 전에는 택시를 몰았다고 한다. 막막한 중국 땅에서 산전수전 겪다 보면 정말 현지인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사소한 집 문제부터 중국에서나 발생하는 독특한 문제까지, 때마다 나는 늘 고 선생에게 전화를 했다.

갑부가 된 친구 왕웨이

2004년 무더운 여름, 약간 허름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쇼핑몰 회사를 찾아갔다. 독일의 베텔스만 그룹에서 투자한 BOL(베텔스만온라인 북클럽)이라는 회사였다. 눈빛부터 남다른 젊은 지사장이 나왔다. 자신을 Gary라고 소개했다.
게리와 결정적으로 친해지게 된 동기는, 그가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비즈니스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았으며,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솔직히 자신이 보기에도 회사가 건강하지 않으니 인수를 안 해도 좋다’는 말을 했다. 상하이 시내의 오래된 아이리쉬 바에서 게리는 나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열심히 살자. 지금부터 15년 후 바로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 서로가 멋진 모습으로 무언가를 이루었기를 바래.”

그리고 얼마 후 게리는 BOL을 그만두게 된다. 그게 오늘날 왕웨이(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최대 동영상사이트 투도우의 CEO)가 있게 한 계기가 될 줄이야. 인생사는 정말 새옹지마인 거 같다.

하루 저녁 술자리에서도 친구는 된다

중국에 온 후 많은 사람들이 중국 사람들과의 교제에 대해 고민을 한다. 펑요(친구)가 되어야 비즈니스도 된다는데, 그러다 보니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술에 의존하게 되기 쉽다. 술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금세 친해지고 그날 바로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친구가 된 걸까? 중국에서 친구라는 말처럼 흔한 말도 없는 거 같다. 12살 띠 동갑도 친구고, 남녀 사이에도 친구다. 사랑과 우정 사이를 고민 안 해도 된다. 술자리에서 적어도 딱딱한 아이스 브레이킹은 한 게 맞다. 하지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의 아픈 곳까지 감쌀 수 있는 진정한 벗이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아마도 피상적인 서로의 모습과, 피상적인 상대 회사에 대한 기대치로 쉽게 친구라는 말을 입에 올렸을 가능성이 많다. 대부분의 경우 그냥 숙취와 함께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몇 년을 묵어야 진정한 친구라 할 수 있을까? 햇수가 중요한 건 아닌 거 같다. 1년 만에도 더 없는 친구가 될 수 있고, 10년이 지나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인 거 같다. 친구 만들기는 국적과 큰 관계는 없는 거 같다.

진심으로 다가가기

아직도 난 중국인 친구를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그나마 오랜 시간 알아온 친구를 좀 더 이해하는 것 같고, 실제 비즈니스로 엮인 친구는 제한적인데, 그게 차라리 다행인 거 같다. EMBA에서 만난 중국인 친구들과는 특별히 친한 편인데, 함께 골프도 치고, 그들 모두가 안정적인 포지셔닝을 하고 있어서인지 여유가 있어서 좋다.

중국인 친구를 대할 때 솔직히 좀 더 희생정신은 필요한 거 같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다소 개인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총무 역할을 해 주고, 내가 좀 더 희생하면 상대도 태도가 달라진다. 중국에서는 더치페이가 일반적인데(특히 상하이 이남 지역에서는), 내가 대접하면 상대도 대접하게 되고, 내가 먼저 뭔가를 배려하면 상대가 언젠가는 더 크게 되갚는 걸 아주 많이 경험했다.

진심으로 다가갈 때 상대의 마음이 열리는 건 국경을 초월한 공식인 거 같다. 내가 상방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어 주는 것, 그것이 내가 중국인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