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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형 재단 이사장과의 기자간담회
김도균 기자  |  kdg@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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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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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조규형 이사장과 국내 재외동포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13일 오후에 있었다. 재단 업무가 종료된 평일 오후 시간이어서 나름 서로 여유롭게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이사장과의 간담회 시간에 맞춰 약속된 장소로 갔지만 이사장을 40분정도 기다려야만 했다. 조규형 이사장이 다른 업무로 인해 늦어진다는 재단 홍보팀의 연이은 양해를 구하는 말에 갑작스레 재단 이사장을 맡아 18일부터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란 큰 대회를 앞두고 정신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하니 오죽하랴 싶었다.
그렇게 재단 이사장의 동포관련 기자들과의 첫 만남은 기다림의 의미를 생각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사장에 취임한지 불과 나흘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그에게는 기다려 주는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명함을 건네며 인사하는 조규형 이사장의 첫 인상은 오랜 공직생활이 몸에 밴 모습답게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자리에 앉아 나누는 대화 속에 상당한 융통성과 외교관 출신답지 않은 정치적 기질이 엿보였다.
조규형 이사장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춘천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제8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외교부에 입부, 외교부 중남미국 국장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차장, 주멕시코 대사를 거쳐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주브라질 대사를 지냈다. 또 2010년 9월부터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전형적인 외교관 출신으로 35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조 이사장은 퇴직 후 전문경력인사로 상지대에서 3년간 교수활동을 했다.

“공직을 그만 둔 후 3년 정도 민간인 신분으로 사회활동을 해 보니까 그전에 말로만 듣던 공무원들의 관료주의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조 이사장은 현재 재단업무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각 팀별 보고를 받고 있고, 눈앞에 다가온 세계한인회장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에게는 취임 후 맞이하는 첫 행사라서 소홀할 수가 없다. 오랜 외교관 생활을 통해 교포관련 일들을 해왔음에도 세계한상대회와 더불어 재단의 가장 큰 행사인 한인회장대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취임 후 바로 맞닥뜨린 이번 행사는 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평가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 이사장은 재단의 중점추진사업으로 3가지를 꼽았다.

“글로벌한인네트워크 구축이 그 하나입니다. 재단에서 몇 년 전부터 준비를 해온 사업이지만, 새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 기치에 맞춰 국내경제와 해외인적차원을 결합하는 일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민족자산인 재외동포들의 기술과 인맥을 융합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째는 한인동포 차세대의 모국과의 연대의식, 유대감 강화입니다.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알림을 통해 정체성 확립에 힘을 쏟을 것입니다. 셋째는 일제 강점기 나라를 떠나 해외에 정착한 동포들의 후손들을 위한 지원 사업입니다. 세계 곳곳에는 아직도 모국의 관심에서 멀어진 채 힘들게 살아가는 많은 동포후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지원하고 돌보는 것은 민족적 사업이라 생각하기에 재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과 사할린지역 동포, CIS지역 동포와 중국동포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관심을 바라보아야 할 곳이 많다. 한민족공동체의 실현은 잘 나가는 한인들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소외된 지역의 동포들에 이르기까지 아우르고 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한인동포들의 애환과 삶을 지켜본 조 이사장의 경험과 철학이 글로벌한인네트워크를 구축함에 있어 창조경제를 추구하는 새 정부에서 어떤 모습으로 표출될 지가 궁금하다.

조 이사장은 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관례와 전통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조건 과거를 부정하는 것으로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조직을 바꾸는 것을 전제로 한 개편도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나름대로 이끌어 가다가 안 되면 그 때가서 바꾸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성실과 정직, 열정’을 강조했다. 자신도 그렇게 하겠지만 재단 직원들도 그렇게 해 달라는 요구였다. 일각에서는 ‘혁신’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단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외부 입김에 대해 향후 조 이사장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질문도 오고갔다. 조 이사장은 한국어 교육 지원 방안에 대해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글학교 선생님들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15개국에 30개교 한국학교와 14개국 39개 한국교육원을 두고 있고 모국방문 연수에 이르기까지 한국어교육관련 한해 예산만도 6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 있다. 재외동포재단 1년 예산 450억 원(2013년)보다 많은 수치이다. ‘말을 잃으면 정체성을 잃는다.’는 입장에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재단 이사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어떻게 한국어 교육을 통한 정체성확립을 이뤄나갈지, 이 문제는 이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조 이사장은 한인회분규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재단의 적극적인 개입은 자제할 방침이라고 했다. 재단이 한인단체들에게 사법적 판단을 할 입장도 아니고, 잘못 개입했다간 오히려 분규를 조장할 소지가 있으며 오해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조 이사장은 재외공관장들을 통한 중재, 판단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단 이사장이 바뀌고 난 후 재단 분위기는 신임 이사장에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전임 이사장과의 다른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권 바뀔 때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반복되는 단체장 교체에 식상함을 새 정부 출범과 거의 동시에 임기를 시작한 이사장을 통해 털어내고 싶은 마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 이사장은 아직 집 정리가 되지 않아서 춘천까지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다. 춘천까지 가는 막차를 타야 한다며 서둘러 떠났다. 이사장처럼 지방으로 출퇴근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있다는 이야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인지 웃음을 띤다.
2014년 제주도 이전을 앞두고 있는 재외동포재단의 미래만큼이나 조규형 이사장의 리더십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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